KBO리그 주인은 두산이란 말이 있다. 두산이 원하는 대로 리그 운영이 이뤄진다는 뜻으로 야구인들 사이엔 잘 알려진 얘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친 두산(정운찬 전 총재)에 이어 두산 출신(정지택 현 총재)이 장악하고 있다.
이번에 초유의 리그 중단도 두산과 관련돼 있다.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NC, 그리고 이들과 접촉한 두산이 힘을 합쳐 리그 중단을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NC가 두산의 힘을 빌려 8개 구단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택 총재는 두 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제외하고 대체 선수로 리그를 진행한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깼다. KBO리그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문을 닫았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NC와 두산을 제외한 8개 구단은 무기력하게 끌려 다녔다.
텅 빈 잠실야구장.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관중 없는 야구장은 계속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팬들을 무시한 일방적인 리그 중단은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것이다. 벌써부터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야구 관련 사이트엔 “KBO리그는 NC와 두산밖에 없나. 다른 팀은 들러리였나”라는 글들이 넘쳐난다.
KBO리그 중단에 가려졌지만 더 충격적인 뉴스가 13일 전해졌다. 전 삼성 투수 윤성환(39)의 승부조작이 밝혀졌다. 윤성환은 이날 대구지방법원 형사11 단독 이성욱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승부조작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대구시내 커피숍에서 승부조작 대가로 현금 5억 원을 받아 이를 불법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윤성환은 135승을 올려 삼성 최다승이자 통산 8위의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다. 재판에서 승부조작이 과연 한 번뿐이었는지 아니면 여러차례에 걸쳐 자행됐는지 드러날 것이다. 135승 투수의 승부조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윤성환 한 명뿐일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KBO리그 수준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투수들의 제구력은 도저히 프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여기에 야구계 주변에선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포기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어차피 금메달은 홈팀인 일본 것이고 은메달만 따도 성공이라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참담하기 짝이 없다. 싸워 보지도 않고 백기를 든 형국이다. 우리가 언제 일본한테 전력에서 앞서 이긴 적이 있었나 묻고 싶다. 슬픈 것은 패배주의요 일본에 이기기 바라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언제부턴가 한국프로야구가 공감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KBO, 구단, 지도자, 선수 모두 마찬가지다. 그 사이 팬들은 떠나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