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네트로 날아간 막내의 공, 엉덩이 두들긴 김경문 감독 [현장스케치]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막내인 좌완 이의리(19·KIA타이거즈)를 불렀다. 머리를 긁적이며 감독에게 잽싸게 뛰어간 이의리였다. 그런 이의리를 보고 김경문 감독은 하이파이브와 엉덩이를 두들겼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일 차 소집 훈련을 가졌다. 전날(17일) 대체선수로 발탁된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의 합류로 큰 박수와 함께 시작한 훈련이었다. 뭔가 조심스러웠던 전날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밝아졌다.

투수 수비훈련인 PFP(Pitchers Fielding Practice)부터 시작했다. 이종열 대표팀 수비코치 중심으로 수비 훈련은 열을 올렸다.

1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훈련을 진행했다.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피칭 후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1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훈련을 진행했다.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피칭 후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고, 포수가 1루와 3루 등으로 견제를 취하는 훈련이었다. 이의리 차례였는데, 이의리의 공이 빠졌고, 백네트로 향했다. 이의리도 순간 얼어붙었다. ‘괜찮다’는 선배들의 격려에 이의리는 다음 공을 던졌지만, 역시 높았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양의지가 팔을 쭉 뻗어 받았고, 곧바로 1루로 던졌다. 1루쪽에서 노크용 배트를 들고 지켜보던 김경문 감독은 이의리를 불렀다. 이의리는 감독의 손짓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김경문 감독은 손바닥을 쭉 뻗었다. 이의리도 화답하듯 손바닥을 맞댔다. 이어 김 감독은 이의리의 어깨를 감싸 쥐은 뒤 엉덩이를 두들겨줬다. 긴장을 풀어주는 듯한 행동이었다.

이번 올림픽, 이의리와 역시 대체 선수로 합류한 신인 좌완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표팀은 국제대회에 유망주 육성이라는 의미까지 더해 과감한 선발을 결정했다.

포수 강민호(36·삼성)는 이날 훈련에 앞서 전날 이의리의 공을 직접 받은 소감을 전했다. 강민호는 “좋은 공을 던지더라. 나이는 어리지만 오랜만에 보는 힘 있는 직구였다. 이래서 신인인데도 뽑혔구나 싶었다”고 칭찬했다.

다만 연습 전 김경문 감독은 “의리 김진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있다. 더 잘하려 하지 말고, 자기 공만 던지면 외국에서도 통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부담감 주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한 김 감독의 조처는 곧바로 나온 셈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사건으로 프로야구는 비난의 중심에 서 있다. 대표팀에도 여파가 있었다. 그래도 김경문 감독부터 선수들 모두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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