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손예진 부부가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인기상까지 모두 휩쓸며 ‘청룡 석권’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시상식장에서는 본명 ‘김태평’과 ‘손연진’까지 언급되며 부부가 함께 정상에 오른 순간에 더 깊은 의미가 더해졌다.

1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청룡영화상은 초반부터 팽팽한 경쟁 분위기였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연달아 호명된 두 사람의 이름은 현장을 그대로 술렁이게 만들었다.

먼저 남우주연상은 영화 ‘하얼빈’의 현빈에게 돌아갔다. 현빈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묵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엔 감당할 자신이 없어 고사했지만, 감독님이 끝까지 잡아줬다”며 우민호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객석을 향해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와이프 예진 씨, 그리고 우리 아들 너무 사랑한다”는 말로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이어 손예진이 영화 ‘어쩔 수가 없다’로 여우주연상을 품었다. 손예진은 “준비도 못 했다. 눈앞이 깜깜할 정도였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첫 문장을 열었다. 그는 “스물일곱에 처음 청룡 여주상을 받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상을 받게 됐다”며 “연기하며 꾸었던 첫 꿈을 또 이루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결혼·출산 뒤 성숙해진 감정도 담담하게 고백했다. “좋은 어른으로,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며 “너무 사랑하는 두 남자, 김태평 씨와(현빈 본명) 우리 아기 김우진과 이 기쁨을 나눈다”고 말했다.

이날 인기 스타상까지 현빈·손예진이 공동 수상했다. 팬 투표가 직접 반영되는 상이라 두 사람의 글로벌 팬덤 파워도 다시 입증된 셈이다. 현빈은 “팬분들 덕분에 더 뜻깊다”고, 손예진은 “신랑과 함께해 잊지 못할 날”이라며 무대에서 브이 포즈를 지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김태평·손연진’과 ‘스타 현빈·손예진’이 공존한 청룡영화상. 부부가 함께 남녀주연상부터 인기상까지 모두 품은 것은 청룡 역사에서도 거의 보기 드문 순간이었다.

손예진은 2022년 현빈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사람의 다음 작품이 어떤 파장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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