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이 후배 박수홍의 ‘빨대 트라우마’를 소환하며 “내 한마디에 20년을 바꿔버렸다”고 사과했다. 선배의 가벼운 농담이 후배의 습관을 바꾼 현실에 스스로 놀라며 웃픈 반성을 남겼다.
18일 유튜브 채널 ‘국지니도 하는데’에는 ‘한강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고? 국진이, 한강 라면을 먹다’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한강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소소한 일상 브이로그처럼 시작했지만, 중간에 박수홍을 향한 ‘빨대 일화’가 등장하며 묵직한 한 줄이 찍혔다.
이날 김국진은 제작진과 한강에서 만났다. 이찬 PD가 “지난번 자전거 타실 때 너무 행복해 보였는데, 그때 라면을 못 먹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그때 못 먹은 거하고 지금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받아치며 특유의 건조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PD가 “한강 라면은 필수 코스”라며 설득하자, 김국진은 “라면은 요 날씨가 딱 좋다. 이거보다 추우면 라면 맛보다 추운 게 싫다”고 말하며 한강 라면 도전에 합류했다.
근처 마트로 들어간 그는 한강 전용 라면 조리기를 보고 잠시 멈춰 섰다. 컵라면 용기를 기계에 올리고 바코드를 찍자 “이야, 신기하네. 종이로 라면을 끓이네. 타지 않는가?”라며 눈을 크게 떴다. 4분 카운트가 돌아가자 “이게 4분 만에 끓여지네. 어떻게 맛있는 타이밍을 아느냐”며 신문물 앞 50대 유저처럼 연신 감탄했다.
라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운 뒤에는 과거 라면 CF를 떠올렸다. 유행어로 남은 “밤새지 마라 말이야~”의 뒷이야기를 짧게 들려주고, 일본에서 라멘 촬영을 했던 기억도 꺼냈다. 일본 된장라멘도 인정하면서도 “늘 뒤끝에는 한국 라면이 그리웠다”고 말해 라면 러버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던 중 김국진은 “나는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니까 너무 신경 쓰거나 귀담아 듣지 말아라”라며 말의 무게를 화제로 꺼냈다. 이어 “우리가 모든 것에 결핍이 약간 있어야 한다”고 말하더니, 과거 박수홍에게 했던 말을 조심스럽게 소환했다.
그는 “예전에 박수홍이 음료수를 빨대로 마시더라. 그래서 ‘수홍아, 음료수를 빨대로 먹니? 남자가 어떻게 쪼잔하게 입술을 모으고 그렇게 먹을 수 있냐’고 한마디를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에는 잉여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그냥 시원하게 마셔, 그게 120% 스타일” 정도로 툭 던진 말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그 한마디가 20년을 따라붙었다는 점이다. 김국진은 “수홍이가 그다음부터 20년 동안 빨대 없이 마신 거다. 나중에 그 얘기를 듣고 내가 더 놀랐다”고 말했다. 농담 섞인 ‘빨대 금지령’이 후배에겐 룰처럼 박힌 셈이다.
이찬 PD도 “재작년에 수홍 선배랑 프로그램을 같이 했는데, 회의 때 보면 빨대가 있어도 내려놓고 컵째로 마시더라. 왜 저러시나 했는데 이게 선배님 때문이었네요”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몇 년간 신기했던 장면 뒤에 선배의 한마디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맞춰진 순간이었다.
김국진은 “어느 날 내가 ‘여기 빨대 있는데 왜 안 쓰냐’고 했더니, ‘선배가 예전에 그러지 않았냐’고 하더라”며 과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빨대로 먹든 그냥 마시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 와, 나 진짜 그때 반성 많이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끝으로 “내 말을 너무 귀담아 듣지 말아라”라고 다시 한번 당부하며, 선배의 자리에서 뒤늦은 사과를 건넸다.
한강 라면 한 그릇을 둘러싼 촬영은 결국 ‘말 한마디의 힘’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웃자고 한 한 줄이 누군가의 20년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말에 책임을 느끼는 선배의 태도가 김국진식 반성문으로 남았다. 오늘의 결론은 단순하다. 남이 어떻게 마시든, 진짜로는 아무 상관이 없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