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레전드 이상화가 남편 강남이 준비한 ‘7주년 스릴 이벤트’ 앞에서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디저트를 먹던 손은 멈췄고, 고개는 천천히 숙여졌다. 강남의 목소리가 카페를 채우는 순간이었다.
20일 강남의 유튜브 채널 ‘동네친구 강나미’에는 “상화만 몰랐던 결혼 7주년 기념 야마나시 당일치기 눈물 이벤트”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 초반, 강남은 이미 판을 다 짜놓은 상태였다. “상화씨가 지금 야마나시에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결혼기념일이고… 상화씨가 눈물을 펑펑 흘리도록 해보겠습니다.” 강남은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선언했고, 그의 말대로 ‘작전’에는 가족들까지 총출동했다. 식당 바깥에서는 이상화의 동선을 보며 숨죽여 대기하는 가족들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상화는 그저 ‘혼자 하는 야마나시 디저트 투어’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카페에 도착하자, 모니터에서 사슴 이미지가 나오더니 갑자기 한국말이 흘러나왔다.
“어? 저기서 디저트 먹는 사람 한국 사람 아니야?”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선수 아냐?” 순간 이상화의 눈이 커졌다. “깜짝이야… 저거 뭐야? 누가 이랬지? 사장님이 나 어떻게 알아?” “누가 얘기 좀 해줘… 다들 어디 간 거야?” 도무지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사슴 그림이 사라지는 순간, 강남의 목소리가 카페 안을 채웠다. 그동안 둘이 지나온 시간들 만남, 훈련, 결혼, 힘든 시기의 사진과 함께 차례로 재생되기 시작했다. 이상화는 결국 “미친…”이라는 말과 함께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먹던 디저트는 더 이상 입에 들어가지 않았다. 손은 입가로 향했고, 눈물은 조용히 주르륵 흘렀다.
강남은 영상 속에서 고백했다. “상화가 태어난 날부터… 스케이트를 꿈꾸던 시절까지… 등근육에 반한 강남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잔소리도 결국 날 위한 거라는 걸 알아요.”
이상화는 울컥한 채로 화면을 바라봤다. 뒤이어 어머니, 새언니, 오빠, 조카의 축하 영상이 나오고, 조카가 꽃다발을 들고 카페 문을 열어 들어오자 그제야 모든 상황을 이해한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음을 터뜨렸다.
결혼 7주년. 당일치기로 일본까지 날아간 남편의 ‘스릴 가득한 이벤트’는 이상화의 마음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상화는 2019년 방송인 강남과 결혼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올림픽 여자 500m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며 ‘빙속 여제’라 불린 레전드다. 최근에는 방송과 강연을 통해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