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웃었고, 걸었고, 멈춰 섰다. 열애설과 악성 댓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윈터는 해명 대신 무대와 표정으로 답했다. 말이 없어서 더 많은 해석을 낳은 순간이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MMA(Melon Music Awards·멜론뮤직어워드)’에서 그룹 에스파는 ‘스테이지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멤버 닝닝의 불참 속에서도 에스파는 무대의 중심에 섰고, 그 가운데 윈터의 존재감은 유독 또렷했다.
이날 윈터는 블랙 플로럴 미니드레스로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얇은 스트랩과 과하지 않은 실루엣, 허리를 조이지 않는 A라인 디자인은 최근 불거진 논란과 대비되듯 힘을 뺀 선택처럼 보였다. 각을 세운 스타일링 대신 자연스럽게 흐르는 웨이브 헤어와 최소한의 주얼리, 그리고 끝까지 유지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옆모습에서 드러난 어깨선과 걸음걸이는 긴장보다 여유에 가까웠다. 고개를 숙이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카메라 앞에서 손을 얼굴에 가볍게 올린 포즈 역시 방어적이라기보다 담담한 태도로 읽혔다. 클로즈업에서도 눈매는 흔들리지 않았고, 미소는 끝까지 유지됐다. 설명 없이도 “나는 무대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표정이었다.
수상 소감은 짧고 명확했다. 윈터는 멤버들을 대표해 “데뷔 초 비대면 무대를 하며 무대가 두렵기도 했지만, 마이들과 함께하며 즐거움과 행복을 느꼈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감정의 결은 철저히 무대와 팬에게 맞춰져 있었다.
윈터는 최근 방탄소년단 정국과의 열애설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커플 타투 의혹, 아이템 사용설 등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지만, 양측 소속사는 “별도 입장 없음”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윈터를 향한 악성 댓글과 과도한 추측이 이어지며 팬덤의 문제 제기로까지 번졌다.
이날 레드카펫과 시상식 무대는 그런 상황 속에서 공개된 첫 공식 석상이었다. 윈터는 해명도, 반박도 하지 않았다. 대신 무대에 섰고, 웃었고, 상을 받았다.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그 침묵이 오히려 또렷했다는 점에서 이날 윈터의 선택은 하나의 메시지처럼 읽힌다. 논란의 한가운데서도 그는 설명 대신 ‘아티스트의 자리’를 택했다.
해명은 없었지만, 표정은 분명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