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와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됐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의 달리기 시합, 김혜성이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LA다저스 유틸리티 선수인 김혜성은 1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월드시리즈 6차전을 3-1로 이긴 뒤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전날 훈련 도중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당시 주루 훈련중이던 김혜성과 로버츠 감독이 1루에서 3루로 돌아 뛰는 달리기 시합을 했다.
김혜성은 “처음에는 밥 코치님(밥 게런 메이저리그 필드 코디네이터)이 ‘너 나랑 달리기해서 이길 수 있어?’라고 해서 ‘당연하죠’라고 말하니 100달러 내기를 하자고 해서 좋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감독님이 옆에서 얘기를 듣다가 ‘나랑 하자’고 하면서 시합이 벌어졌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나이를 고려, 1루 베이스에서 출발한 김혜성과 달리 몇 발짝 앞에서 시작했다.
김혜성은 “감독님이 나이도 있으니까 배려를 해드렸다. 더 앞으로 가라고 했는데 안 가시더라”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결과는 김혜성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로버츠 감독이 2루 베이스를 돌다가 그대로 넘어진 것. 김혜성을 비롯한 선수들은 폭소했고, 로버츠 감독도 흙먼지를 잔뜩 묻히고 일어나면서 허탈하게 웃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로버츠 감독에게서 100불을 받았다고 밝힌 김혜성은 “깜짝 놀랐다. 뛰다가 갑자기 감독님이 없어져서 ‘뭐지?’ 이랬는데 넘어진 거였다. 처음에는 분위기를 띄우려고 일부러 넘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로 넘어지신 거였다”며 감독이 진짜로 넘어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어찌 됐든 로버츠 감독의 ‘몸 개그’ 덕분에 팀 분위기는 밝아졌다. 김혜성도 미소와 함께 “그 장면을 보고 안 웃은 사람이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다저스는 6차전을 3-1로 이기면서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한 경기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월드시리즈에서 아직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김혜성은 “내가 나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엔트리에 있다는 것 자체도 좋다. 대기하면서 나갈 준비를 하는 그 순간도 짜릿하고 재밌다”며 팀의 일원으로서 월드시리즈를 함께하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월드시리즈에서는 누가 언제 어떻게 영웅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저스 불펜의 ‘가장 마지막 자리’였던 윌 클라인이 3차전 영웅이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혜성은 “영웅이 되든 안 되든 경기에 나갔을 때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잘 준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