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문이 열린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악마의 에이전트’도 활동에 나섰다.
보라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의 시작을 알리는 단장 회의와 절정인 윈터미팅 현장에서 빠지지 않고 취재진을 만나고 있는 보라스는 이날도 약 40분 가량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으며 자신의 고객들을 홍보했다.
이전에도 재치 있는 표현들을 사용해 선수들을 묘사했던 그는 이날도 다르지 않은 모습 보여줬다.
김하성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내 생각에 김하성은 유격수 차트에서 ‘핫 송(Hot Song)’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김하성이 유격수 FA 시장에서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성’과 ‘핫송’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였다.
이어 “이 시장에서 프리미엄급 유격수 수비 능력을 가진 선수에 대한 공급은 아주 적다고 생각한다. 만약 프리미엄급 유격수 수비를 가진 선수를 찾고 있다면 내 생각에 그것은 HSK(김하성 이름의 이니셜)”라며 김하성의 가치에 대해 말했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외야수 겸 1루수 코디 벨린저는 ‘탑건’에 비유했다.
“FA 외야수 중 유일한 ‘파이브 툴’ 플레이어다. 이번 외야 FA 클래스의 ‘탑건’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 가능한 ‘바이퍼’이며 공격에서는 중심 타선에서 파워와 생산성을 보태줄 수 있다.”
보라스는 벨린저가 30세 이하의 나이로 LA 시카고 뉴욕 세 빅마켓을 경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심의 여지없이 ‘어반 매버릭’”이라고 평했다. “LA에서는 할리우드급 활약으로 우승과 MVP를 경험했고 윈디 시티(시카고의 애칭)에서는 올해의 재기상을 받으며 ‘울프맨’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뉴욕에서는 진정한 ‘아이스맨’이었다. 애런 저지 뒤에서 활약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모두의 생각을 얼려버리고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며 세 도시에서 활약한 모습을 되새겼다.
2025시즌 보스턴에서 활약을 발판으로 옵트아웃을 택한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에 대해서는 “보스턴 구단주들을 인정해야 한다. 2025시즌 이들은 밖에 나가 ‘스타 벅스’를 소비하며 브레그먼을 데려왔고 플레이오프로 가는 팀을 만들어냈다. 보스턴 팬들은 이것이 그저 ‘커피 한 잔’에 지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누구도 브랙시트(Brexit)를 원치 않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랙시트’를 ‘브레그먼 엑시트’와 발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였다.
이어 “휴스턴을 제외한 모든 팀들이 우승을 위한 군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브래그 장군보다 나은 장군이 없다는 것을 알게됐을 것”이라며 브레그먼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임을 강조했다.
뉴욕 메츠와 결별한 피트 알론소에 대해서는 ‘P’로 시작하는 단어를 연달아 사용하는 강조법을 사용했다. “피트를 쫓는자들이 그에게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피트는 주요 포지션에서 탁월한 활약을 펼치기에 완벽한 시기를 택했다.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없는 팀들이 ‘폴라 플런지’에 참가히가 위해 몰려들 것”이라며 알론소를 홍보했다.
선발 투수들에 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딜런 시즈에 대해서는 “5년 연속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한 시즌 200탈삼진을 잡는 선수”임을 강조하면서 “다른 딜런(밥 딜런)과 달리 그는 전적으로 일렉트릭하다”는 말을 남겼다.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마이 타츠야에 대해서는 미국 시간 기준 19일 포스팅이 시작됨을 알리면서 “일본에서 야마모토(요시노부)가 했던 것을 모두 보여줬다. 차이가 있다면 스플리터보다 체인지업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구성도 좋을 것이다. 이제 스물 일곱살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팀들과 얘기할 때 그들은 ‘이마이, 오 마이’라고 한다”며 빅리그 구단들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알렸다.
말장난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1년 뒤로 다가온 노사 협약 만기, 그리고 그 뒤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노사 갈등과 직장폐쇄 문제가 이번 오프시즌 계약에 영향을 미칠지를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런 요소가 계약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팀들은 언제나 최고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구단들은 일단 직장폐쇄가 되면 선수에게 연봉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이 업계에 있는 동안 이렇게 국제적으로 족적을 남기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NFL과 NBA도 이같은 팬층을 원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시청률은 NBA 파이널 시청률의 두 배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NBA가 받는 중계권 계약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이말은 우리가 협상에 있어 접근 방법을 재고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는 결과물과 게임의 흐름이 이보다 좋았던 적이 없었다. 이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당사자 모두가 이 게임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이저리그가 중계권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스베가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