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팀의 어려운 불펜 사정 속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장원준이 부진한 투구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주인공은 두산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6)이다. 장원준은 지난 20일 이후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부진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장원준의 8월 4경기 평균 자책점은 10.80이나 됐다. 2군행이 납득되는 성적이다.
하지만 장원준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데는 이견을 달 수 없다.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갖은 궂은 일을 다 철리햇다.
1세이브 4홀드가 이야기 해 주듯, 팀의 승리가 필요한 순간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반대로 큰 점수차로 뒤지는 경기에도 장원준은 투입됐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등판을 하더라도 고개를 젓는 일은 없었다. 개인 성적을 떠나 팀을 위해 던지는 모습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정도였다.
팀에는 장원준 같은 투수가 꼭 필요하다. 잘 지는 법을 알아야 강팀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뒤진 경기에서 흐름을 끊어 달라는 요구도 수용하지 못하는 투수들이 허다하다. 더 큰 위기를 자초하며 경기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가 잦다.
전반기까지 장원준은 그런 측면에서 제 몫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팀의 승리가 필요할 때도 등판하고 잘 경기를 끝내야 할 때도 마운드에 올랐다. 누구도 장원준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다.
물론 9월 이후의 성적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동안 장원준이 해 온 것이 있기에 쉽게 비난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장원준은 그야말로 돌쇠처럼 열심히 던졌다. 경기 상황과 상관 없이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했다. 장원준이 등판하면 경기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성적상 좋지 못한 결과를 내기는 했지만 전반기까지는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팀에는 장원준 처럼 궂은 일을 해줘야 할 선수가 꼭 필요하다. 장원준이 재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는데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좋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누구도 장원준을 비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두산 마운드에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을 도맡아 했던 투수가 장원준이기 때문이다. 타 팀 선수지만 다시 올라와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선수"라고 밝혔다.
팀에는 여러 유형의 투수가 필요하다. 절대적인 에이스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잘 끝나도록 어떤 상황에서건 최선을 다해 던져줄 수 있는 투수도 필요하다.
마지막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여전히 팀에는 장원준 같은 몫을 해내야 할 투수가 필요하다. 장원준의 야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과연 장원준은 다시 1군 마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만에 하나 그것이 불가능해 지더라도 장원준은 이미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불사른 투수다. 아쉬움을 갖지 않아도 좋을 투구를 했다. 충분히 제 몫을 해낸 투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