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차 베테랑 선수도 인터뷰는 쑥스러운 듯 했다. 두산 베어스 이현승(38)은 오랜만에 기자회견장이 낯선 듯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나이를 잊은 베테랑이다. 2021 포스트시즌에서도 이현승은 맹활약 중이다.
이현승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작년하고 저는 똑같다. 후배들을 좀 더 보좌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사 3루에서 두산 이현승이 삼성 박해민을 루킹 삼진처리한 후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한 차례 부진했던 이현승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준플레이오프 3차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견고한 피칭을 했다.
특히 예상과 달리 두산이 승리한 전날(9일) 대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이현승은 제 몫을 해줬다. 만루상황 풀카운트에서 박해민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백미였다. 다만 이현승은 “반대투구였다. 운이 좋았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앞서 “이현승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이현승은 “난 시속 150km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내가 가진 구속을 끌어올려서 던지려고 한 건 사실이다. 150km같은 140km을 던지려고 하는 것이다”며 “판단은 감독님이 하신다. 선수들은 감독님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끔 할 뿐이다. 선수들도 시즌 때와 다르게 누가 길게 갈 것 같다든지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선수들도 감독님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등판하고 있는 이현승이다. KBO리그 역대 5번째다. 그에 앞서 해태 김정수(1986~1994, 9년 연속), 삼성 성준(1986~1993), 삼성 전병호(2001~2008, 이상 8년 연속), 해태 문희수(1987~1993, 7년 연속)가 이 기록을 갖고 있다.
이현승은 “두산이란 팀에서 뛰고 있어서 그런 기록을 남기게 된 것 같다. 두산이란 팀에 감사할 뿐이다”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현승이 생각하기에도 두산의 행보는 기적적이다. 이현승은 “아직 기적과 같은 경기가 남아있을 것 같다. 아마 경기를 보시는 분들이 잘 아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