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박건우 잔류, 한국판 보라스 손에 달렸다

"한국판 스캇 보라스의 손에 달렸다."

두산은 올 스토브리그서 큰 고비를 맞았다. 팀 전력의 주축인 김재환(33)과 박건우(31)가 FA로 풀리기 때문이다. 둘 다 잡지 못할 경우 심각한 전력 누수를 겪게 된다.

두산은 김재환과 박건우를 모두 잡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예산을 확보하고 정성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관심은 한국판 스캇 보라스라 불리는 이예랑 리코 에이전시 대표에게 모아지고 있다. 김재환과 박건우가 모두 이 대표와 계약이 돼 있기 때문이다.

올 FA 시장 최대어로 불리는 김재환(왼쪽)과 박건우. 둘은 공교롭게도 같은 에이전트사에 소속 돼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두산은 일단 접근 스탠스를 달리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찬과 유희관의 협상을 할 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당시 두산은 단장이 직접 나서는 협상 테이블도 차리지 않았다. 워낙 업무에 능통하고 능력 있는 운영 부장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성을 다한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은 것 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엔 다르다. 어떻게든 만남의 기회를 늘려 접촉면을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환과 박건우가 FA 신청을 위해 23일이나 24일쯤 구단에 들어올 것이다. 구단을 방문하면 간단하게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최대한 자주 만나 협상의 여지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예랑 대표가 만들어 낼 아이디어다.

김재환과 박건우의 계약은 일반적인 아이디어 안에서는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제안이 나와야 뜻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선수는 총액 면에서 만족을 할 수 있고 구단은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보장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허경민의 4+3 계약을 이끌어 낸 경험을 갖고 있다. 허경민은 총액에 만족했었고 두산은 투자하는 금액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롯데와 안치홍 사이에서 옵트 아웃이 들어 있는 2+2 계약을 끌어낸 것도 이 대표였다.

김재환과 박건우는 올 FA 시장의 최대어들 중 하나다.

김재환은 타율 0.274 27홈런 102타점을 올리며 중심 타자의 몫을 충실히 해냈다. 장타율이 0.501이나 됐고 출루율도 0.382로 낮지 않았다. 잠실을 벗어나면 30홈런 정도는 충분히 달성 할 수 있다는 평가를 여전히 받고 있다.

박건우는 타율 0.325 6홈런 63타점 13도루(실패 0) 출루율 0.400을 기록했다. 주루와 수비 모두에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 선수로 주목 받고 있다.

타 팀의 러브콜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반대로 두산은 둘 다 놓칠 수 없는 전력이다.

이 대표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이유다. 두산에 남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게약 형태를 다양하게 진행해 조건을 맞춰볼 수 있다.

아예 총액에서 너무 차이가 크게 난다면 두산을 떠날 수 밖에 없겠지만 두산이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라면 계약 조건을 다양화 하는 것으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이예랑 대표의 아이디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이유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은 최대한 확보 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환과 박건우를 모두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예랑 대표와도 이야기가 잘 진행 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통해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끝까지 협상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이예랑 대표는 어떤 아이디어를 들고 나와 두산과 뜻을 맞춰보려 할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예 계약 규모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면 두산이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면 아이디어의 효율성에 따라 합의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협상이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다. 구단에서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협상이 끝난 뒤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연 이 대표가 준비할 주머니에 어떤 아이디어가 담겨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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