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3일 나성범과 계약 기간 6년, 총액 150억 원에 계약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시기에 모두가 예상했던 규모의 계약 내용이 발표됐다.
나성범 계약은 양현종의 계약과 맞물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에 대한 예우로 어떻게든 양현종과 먼저 계약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며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양현종 계약 보다 나성범 계약이 먼저 발표됐다. 예우 차원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양현종 입장에선 오히려 짐을 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나성범의 계약은 발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성범과의 세부 사항 조율이 모두 끝이 난 반면 양현종의 계약은 진척이 더뎠다. 결국 KIA는 나성범과 세부 조율이 끝나자마자 먼저 계약을 발표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
KIA의 계산과는 어긋난 것이 사실이다. KIA는 양현종과 첫 만남에서 큰 틀의 합의를 했고, 이례적으로 그 자리에서 오고 간 대화까지 공개했다.
양현종은 KIA 한 팀 만을 보고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했고 KIA도 그런 양현종에게 예우를 다하려 했다. 양현종의 계약을 나성범 보다 앞서 발표하고 싶어했던 이유다.
그러나 양현종과 협상이 쉽게 진전되지 않자 결국 나성범 계약을 먼저 발표하게 됐다.
현 시점에서 KIA가 제안할 수 있는 최종 협상안이 양현종에게 전달 된 상태다. 양현종은 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요구했다. KIA는 양현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더 이상 퇴로는 없다. 양현종에게 제시한 조건은 KIA의 마지막 제안이다. KIA의 안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KIA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양현종에게 제시했다. 여기서 더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양현종에게 건넨 조건이 현 시점에서 물러설 수 있는 최대치라고 보면 된다. 우리 구단은 첫 만남에서 양현종의 진심을 전달 받은 뒤 양현종과 계약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조건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양현종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범의 계약을 미리 발표한 것도 양현종이 보다 편안한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의 결정이기도 했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 계약 때문에 꼭 잡아야 하는 나성범과 계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해야 했다. 마치 양현종 때문에 나성범과 계약이 진전이 없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피해야 했다. 그렇다고 해를 넘겨가며 나성범과 계약을 미룰 수는 없었다. 바꿔 말하면 양현종에게는 해를 넘기게 되더라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현종이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양현종에게 오히려 부담이 됐던 나성범 계약은 먼저 이뤄졌다. 양현종에 대한 KIA의 예우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양현종으로선 마음의 짐 하나는 덜고 심사숙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KIA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양현종을 압박하는 것도 아니다. 나성범 계약은 오히려 양현종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양현종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하지만 시간에 쫓길 필요 까지는 없다. 자신 때문에 늦춰지고 있던 대형 계약은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양현종은 이제 천천히 현 상황을 돌아보고 KIA와 협상을 정리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