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미국 중상류층 가정. 흑백 인종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던 시기에 정면으로 미국인의 양심을 고발했다. 겉으론 평등을 외치는 대부분의 백인 미국 지식인들이 과연 자신에게 인종 문제가 닥쳐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이 1967년 만든 은 흑백 문제에서 미국인이 가져야 할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따져 물었다. 요즘 같으면 일상적인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사랑. 하지만 60여년 전인 1960년대만 해도 사회적 논란거리가 됐던 게 미국이다. 더구나 여자의 아버지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존경받는 언론인 맛트(스펜서 트레이시)였으며, 어머니 크리스티나(캐서린 헵번) 역시 지식인이다.
흑백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를 이 처럼 지적으로 풀어낸 영화는 없다.
이들의 딸 조이(캐서린 호던)는 하와이 여행길에서 만난 멋쟁이 흑인 의사 존(시드니 포이티어)과 사랑에 빠져 집에 데려온다. 딸의 남자친구를 처음 본 맛트와 크리스티나는 짐짓 놀라지만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이혼남인 존의 솔직하고 흠잡을 데 없는 논리에 점점 빠져 들어간다.
특히 크리스티나는 존의 스마트하고 인간적인 성격에 매료돼 존의 피부색을 조롱하는 남편 직장의 직원을 그 자리에서 해고한다.
크리스티나와 달리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맛트는 존의 부모를 자신의 집에 초대한다. 존의 부모는 이 결혼을 극구 반대하면서 4명의 부모와 결혼 당사지 2명 등 6명 사이에 설전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맛트는 모두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이에 앞서 크리스티나는 조용히 말한다. “젊었을 때 우리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요. 당신은 그 무렵의 정열을 잊었나요?” 그러자 맛트가 입을 연다. “결혼은 두 사람의 애정의 깊이에 의해 어떤 고난도 뛰어넘을 수 있느니.” 맛트는 젊은 두 사람의 장래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영화는 매우 지적이고 감동적이다. 대사 하나하나가 폐부를 파고든다. 대배우 스펜서 트레이시의 유작이기도 하다. 캐서린 헵번은 미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각본상과 함께 2개 부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