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욱이기에 새로웠던 ‘태종 이방원’ [MK★인터뷰]

5년 만에 부활한 KBS 정통 대하사극을 순탄하게 이끌었다. ‘제2의 최수종’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배우 주상욱이 말이다.

최근 종영한 KBS 1TV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드라마다.

주상욱은 극중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태종 이방원을 연기했다. 그는 청년부터 왕위에 오른 노년기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인생작을 만났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시청률도 도왔다. 시청률 가뭄에도 최고 11.7%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 주상욱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다. 너무 다행이고, 위기도 많았지만 위기를 극복한 것 같다. 근데 이렇게 끝나서 아쉽다. 드라마가 너무 짧아서 할 이야기도 못 하고 끝난 부분도 있고 욕심에 더 잘될 수 있었는데 이런저런 상황에 끝나서 아쉽다. 근데 전개가 빨라서 좋다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이방원은 배우 유동근, 유아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연기해왔고 호평을 받았다. 때문에 방송 전부터 우려의 시선이 있기도 했다. 특히 KBS 대하사극 부활의 스타트를 끊은 ‘태종 이방원’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처음에 부담스럽긴 했다. KBS에서 몇 년 만에 부활한 사극이고. 하지만 사극에 힘이 돼서 기쁘다. 그래서 저는 (그런 시선들이)사실 힘들거나 그러지 않았다. 보는 사람마다 ‘힘들지?’ 이랬는데 저는 안 힘들었다. 100부작을 해도 즐거웠을 것 같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듯이. 주상욱은 ‘제2의 최수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주상욱표 사극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어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영광이다. 사실 KBS에서도 그렇고 기대하는 분들도 그렇고 우려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저도 그렇고. 진행될수록 봐주시는 분들도 그렇고 우려했던 것만큼 걱정 안 해도 됐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행이었다. 큰일날 뻔 했다. 대하사극을 좋아하는 분들과 연령층 무관하게 젊은 분들도 좋아해주신 것 같다. 오랜만에 ‘잘보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인기를 실감한 것 같다.”

‘태종 이방원’은 사극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했지만, 말 학대 논란으로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7회 장면 중 이성계(김영철 분)가 말을 타고 가던 중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동물학대가 있었던 것. 말의 몸 일부에 줄을 묶어 고꾸라지게 하는 방식을 두고 문제가 됐다. 이에 KBS는 두 번의 공식 사과문을 전하고 6주간 결방을 한 뒤 재개했다. “코로나도 걸리고 그렇고 마음고생이 심했다. (제작진과 출연진)다 그랬을 것 같다. 그런 사건이 있었으니까. 힘든 한 달을 보냈고 저는 구체적으로 모르지만 폐지까지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더라. 그때 제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해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100% 제 잘못은 아니지만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힘들었다.”

미완성에서 완성으로, 청년부터 노년까지의 이방원을 섬세하게 그려내서 호평을 받았다. 작품을 위해 “나름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고.

“사실 가장 큰 것을 말하자면, 이 사람은 왕이 처음부터 되고 싶었느냐. 그런 기준을 잡았던 것 같다. 야욕이 있느냐 없느냐 이거였는데. 사실 처음에는 없다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평범한 사람으로 하니까 아니라고 생각했다. 반응도 안 좋고. 저게 무슨 이방원인가 생각해서. 야욕있는 처음부터 왕을 생각하는 인물을 그렸다. 눈치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시점부터 방향을 바꿨다. 처음에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기간을 정하고 패기 있던 젊었을 때와 나이 들고 왕의 차분함, 무게감을 간다는 나름의 설정을 했다. 또 개인적으로 노년기 분장이 즐거웠다. 제가 사진을 찍어놨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진지함과 ‘개그콘서트’의 중간이었다. 그래서 노년기 당시 조금의 걱정이 들긴 했다.”

주상욱. 사진=HB엔터테인먼트
주상욱은 드라마를 통해 ‘이방원도 결국엔 사람이구나. 힘들었겠다’는 점을 새롭게 알았다고 한다. 고된 왕의 삶을 연기한 그는 오는 6월 첫 방송예정인 tvN 드라마 ‘환혼’에 출연해 색다른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이방원’ 촬영이 끝나고, 하루 뒤에 ‘환혼’을 갔다. 정통 사극이 아니라서 그냥 이야기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안되더라. 드라마 전체에 사극 말투 하는 사람이 저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대극 말투처럼 해야 하는데 어려워서 현대극과 사극 중간톤을 한 것 같다. ‘환혼’은 정통 사극이 아니고, 현대극도 아니고. 판타지 멜로 드라마다.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이제 KBS는 주상욱이 아닌 아내 차예련이 지킨다. 부부가 바통터치를 한 것. 차예련은 KBS 2TV 일일드라마 ‘황금가면’에 출연한다. ‘황금가면’은 그릇된 욕망과 탐욕이 빚어낸 비극으로, 세 여자의 광기 어린 싸움 속에서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슈퍼스타가 아니라서 시기를 조율할 순 없지만, 딱 맞게 떨어졌다. 이러다 올해 연말에 KBS 시상식에 같이 손잡고 들어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저는 수상 기대를 할 수 없지만, 이번에 타이틀롤이기도 하고, ‘편스토랑’에도 나오니까 마누라에 큰 기대를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마지막으로 주상욱은 시간이 지나서 ‘저런 이방원도 있었지’라고 수많은 이방원 속에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남아있길 바랬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까.

“나이가 나이인지라 점점 그걸 거스를 순 없지만, 새로운 시작이 되는 작품이었다.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겠지만 ‘태종 이방원’은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제2의 연기 인생은 아니지만 드라마가 어느 정도 축을 담당하지 않을까 싶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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