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낼 줄 아는 남자, 최준용이 최고인 이유

국가대표 경기는 무엇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 홈 경기는 특히 더 그렇다. 그리고 한국 농구 대표팀에는 분위기를 낼 줄 아는 남자 최준용(28)이 있다.

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초청 2022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필리핀과의 A매치에서 96-92로 역전 승리했다. 전반 내내 무기력하던 대표팀을 바짝 일으킨 건 바로 2021-22시즌 KBL MVP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은 필리핀전에서 31분 55초 출전, 3점슛 3개 포함 16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무결점 활약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특히 2쿼터 막판 허웅의 스텝백 3점슛으로 시작된 대표팀의 좋은 분위기를 3쿼터 그대로 끌고 간 것 역시 그였다.

한국 농구대표팀의 에이스 최준용(28)은 분위기를 낼 줄 아는 남자다. 그의 세레머니 한 번에 팀 분위기가 크게 살았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3쿼터 출전 시간 8분 55초만 지켜보더라도 최준용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유독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대표팀 경기에서도 똑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54-58로 밀리고 있던 3쿼터 중반, 최준용은 허훈이 준 3번의 패스를 모두 3점슛으로 연결했다. 그의 3점슛 능력이 지난 시즌 들어 매우 정확해졌다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필리핀은 전혀 대처할 수 없었다. 여기에 허훈의 패스를 다시 받아 속공 득점한 건 하이라이트였다. 무려 11점을 1분 30여초 만에 몰아친 것이다. 최준용의 시그니처 세레머니 역시 마음껏 볼 수 있었다. 2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11점을 몰아넣었으니 쉴 새가 없었다. 이때부터 필리핀은 전의를 상실했고 대표팀은 그들을 격하게 몰아붙일 수 있었다. 패배 분위기를 순식간에 승리 분위기로 바꾼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능력이다.



단순히 몰아넣는 것만으로 최준용의 가치를 설명할 수는 없다. 동료를 가장 창조적으로 살려줄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김종규와의 2대2 플레이, 여준석의 앨리웁 덩크슛과 3점슛을 만든 패스는 오직 최준용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기회가 되면 어김없이 볼을 날려버리는 블록슛까지 공격과 수비에서 최준용의 존재감은 매우 컸다. 2013, 201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당시 대학생이었던 그에게 기대했던 모든 것들을 이번 단 한 경기에 보여줬다.

최준용은 추일승 대표팀 감독이 추구하는 빅 라인업의 코어이기도 하다. 그가 있기 때문에 포워드 중심의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200cm의 신장에 포인트가드급 패스 능력, 여기에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파괴력과 안정적으로 골밑을 지켜낼 수 있는 림 보호 능력까지 한국농구 역사상 가장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 남자이기 때문이다.

최준용이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뛴 지 벌써 10년이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본 건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는 대표팀 역사상 가장 유니크한 선수를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역대 어떤 선수를 살펴보더라도 이 정도 신체조건에 이 정도 능력을 갖춘 이는 없었다. 앞으로의 그가 기대되는 이유다.

[안양=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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