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야, 포기하지 마" 가족의 따뜻한 응원, 박은서는 오늘도 힘을 냅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가족도 기다리고 있어요. 언니랑 엄마가 많은 힘을 줬어요."

박은서. 많은 배구 팬들은 박은서하면 지난 시즌 인상 깊은 공격력을 보여주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던 '페퍼저축은행 박은서'를 먼저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V-리그 여자부에는 박은서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1명 더 존재한다. 바로 5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흥국생명 박은서(22)다.

프로에서 4시즌을 소화하는 동안 박은서가 기록은 3경기, 1점. 평균적으로 한 시즌 동안 한 경기도 못 뛴 셈이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이라면 좌절할 법도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다. 늘 동료들과 열심히 훈련을 했고, 경기를 뛰지 못할 때에는 웜업존에서 환한 미소로 동료들을 응원했다.

박은서에게 포기란 없다. 사진=흥국생명 제공
박은서는 한봄고 졸업 후 2018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다. 세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 그런데 박은서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조송화, 이다영, 김다솔에 최근에는 신예 세터 박혜진까지 합류했다. 코트보다 웜업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2022년 7월, 박은서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8일부터 10일까지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2022 여자 프로배구 홍천 서머매치. 김다솔과 박혜진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 유일한 세터 자원인 박은서에게 출전 명령이 떨어졌다. 박은서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어쩌면 프로에 온 후 이렇게 긴 시간 경기를 소화한 건 처음일 것이다. 세터로서 기본 자질인 토스는 물론이고, 왼손잡이의 장점을 활용한 기습적인 페인트 공격도 인상적이었다.



박은서는 "너무 오랜만에 경기를 뛴 것 같다. 설렘과 걱정이 반반이었다. 연습한 것보다는 잘 나온 건지는 모르겠는데 정신이 없었다. 늘 자신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자신에게 공이 왔을 때는 과감하게 스파이크 공격을 시도하며 상대 블로커를 당황시켰다. 이에 그는 "솔직히 공격하면 재밌지 않냐. 어렸을 때부터 왼손잡이 특성을 활용해 공격 연습을 많이 했다. 꼭 3번 해서 넘기는 게 아니라 상황이 되면 내가 넘기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미희 감독이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나고 '부산 사나이' 상남자 권순찬 감독이 새로 왔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권유하고, 코트 위에서 상대에 기죽지 말길 바라는 게 권순찬 감독의 지도 스타일이다.

박은서는 "감독님께서는 틀에 짜여 있는 것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하신다. 실수해도 된다고 늘 말씀하신다. 그래서 나 역시 자신 있는 것도 좋지만 내가 못하는 것, 새로운 것도 해보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출전 시간이 적었다. 데뷔 시즌(2018-19시즌)에 2경기, 지난 시즌(2021-22시즌)에 1경기 출전한 게 전부였다. 2019-20시즌부터 2020-21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출전 경험이 없었다. 선수라면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뛰지 못하면 선수로서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수밖에 없다. 이때 박은서의 마음은 어땠을까.

박은서의 프로 5번째 시즌은 어떻게 흘러갈까. 가족의 든든한 응원이라면 힘들어도 박은서는 버틸 수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되게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포기를 해야 하나' 생각도 있었다. 그래도 하는 거 끝까지 해보고 버티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기회가 온 게 아니었나." 박은서의 말이다. 가족들의 응원도 박은서에게 힘을 줬다. 그는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가족도 기다린다. 언니랑 엄마가 많이 힘을 실어줬다"라며 "늘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말에 버틴 것 같다"라고 웃었다.

아직 박은서의 나이 만 22세, 보여줄 게 많다. 박은서는 "해보고 싶은 게 많다. 아직 보여준 게 없다. 뒤처지는 기분이 들지만 이겨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말해달라'라고 전하자 박은서는 "나는 왼손 잡이고, 기습적인 공격도 가능하다. 성격도 긍정적이다. 늘 웃으려 하는 편이다. 웃으면 복이 오지 않냐"라고 마지막까지 미소를 보여줬다.

박은서의 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도전은 계속된다.



[홍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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