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VP의 기억을 지우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복덩이 외인.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내년에도 두산과 동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두산은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아리엘 미란다가 시즌 중반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28경기 14승 6패 평균자책 2.33의 성적에 225탈삼진으로 200탈삼진을 돌파했던 미란다는 올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고, 3경기만에 한국 무대와 작별했다 .
그리고 미란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브랜든이 점점 미란다의 기억을 지워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한국 입성 이후 치른 8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 3.28의 준수한 투구로 점차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는 브랜든이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지난해 MVP 미란다의 기억을 지우며 복덩이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지난 17일 7.2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3승을 거둔 직후 브랜든을 만나 두산과 함께 하고 있는 소감과 내년에 대한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3승 소감에 대해 브랜든은 “우선 감사하다. 기분도 매우 좋고 오늘 투구에 힘도 있었고, 팀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어서 그게 기분이 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17일 승리는 지난 8월 18일 키움전 승리 이후 약 한 달만에 거둔 승리였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서 조급함은 없었을까. 하지만 브랜든은 “그런 부분은 없다. 왜냐면 야구는 긴 시즌으로 진행되고 어떤 경기에선 우리 야수들이 10점을 지원해주고 어떨 땐 이렇게 긴박하게 몇 경기씩 지속될 수도 있다”면서 야수들의 득점 지원 부족에 대해 아쉬움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랜든은 “(득점 지원은) 나로선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가면서 매 경기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것 밖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의연하게 답했다.
올 시즌 브랜든은 등판 경기 가운데 단 1경기(8.31 kt전 5이닝 5자책)를 제외한 7경기에서 모두 2자책 이하 투구의 안정적인 내용을 선보였다. 퀄리티스타트는 그 가운데 4회였는데 QS+(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도 절반인 2회나 된다.
실제 한 번도 조기에 강판된 상황이 없다. 전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 했다.
에이스와 맞대결에도 주눅들지 않는 게 브랜든의 장점이다. 17일 경기에도 브랜든은 7회까지 SSG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눈부신 투수전을 펼쳤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내년에도 팀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브랜든은 “상대에 따라서 조급함 같은 걸 갖진 않았다. 내가 할 일은 최대한 길게 이닝을 가져가면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팬들이 보기엔 KK(김광현)와의 맞대결을 분명히 생각했을 것 같지만 솔직히 나는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라는 생각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의 디테일한 전술을 짜기 보단, 큰 개념의 전략을 갖고 경기에 나서는 편이다. 브랜든은 “(중요하고, 긴박한) 경기일수록 조금 더 단순하게 생각한다. 매 타자마다 스트라이크로 초구를 잡는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것에만 집중하는 편”이라며 “전체적인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할지 까진 생각하고 경기를 하는 편은 아니”라고 전했다.
오랜 기간 야구를 하면서 가진 ‘공격적인 투구’라는 자신의 전략은 유지하되 더 ‘심플한’ 결정을 내리는 건 KBO리그에서 겪은 시행착오와도 관련이 있다.
브랜든은 “입단 이후 처음 인터뷰를 할 때는 ‘항상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내가 아무리 공격적으로 하고 싶다고 해도 매 타자마다 똑같이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내가 고전했던 경기를 돌이켜보면 투구수가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게 생각이 많고, 매 타자마다 복잡하게 생각을 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는 것에만 17일 집중했다고 전했다.
브랜든은 잔여 시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매 경기 좋은 투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두산과 함게 하는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 환상적이다. 브랜든은 “팀 동료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다 너무 잘 대해주고 있다”면서 “야구장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같이 밥을 먹기도 하면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동료들과의 케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브랜든은 “한국에 와 있는 이 시간을 너무 편하게, 이렇게 환영해주고 있기에 더는 좋은 팀메이트가 없을 것 같다”며 두산에서의 생활에 깊은 만족감을 전했다.
내년 시즌 재계약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 브랜든의 의사는 어떨까.
진지한 표정이 된 브랜든은 “내년에 대해선 지금 별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솔직하게 아직 남은 경기가 있고, 해야 할 과제가 주어져 있기에 거기에 대해 준비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브랜든은 “물론 한국에 와서 또 특히 이 팀에 와서 다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팀도 너무 좋고, 리그도 너무나 좋다”면서 마음 속 소망을 드러낸 이후 “하지만 알다시피 (계약과 관련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현재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