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벤자민만 빼면 폭발하는 영웅 타선이 PS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준PO에서 시작된 돌풍이 태풍으로 번질 수 있을 조짐이다.
키움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장단 16안타를 때려 9-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한 키움은 1승만 더 추가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역대 5판 3선승제에서 3차전을 가져간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무려 100%(5/5)였다.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키움인데, 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기세가 상당하다는 것도 호재다.
키움 히어로즈 타선이 준PO에서 폭발하고 있다. PS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1차전에서 멀티히트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던 푸이그는 19일 경기 결승 스리런홈런과 더불어 3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정후도 4타수 2안타, 김혜성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푸이그를 든든히 지원했다. 이외에도 김태진을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를 기록하며 고르게 활약한 키움이다. 2차전 웨스 벤자민(7이닝 무실점)-박영현(2이닝 무실점) 단 2명의 kt 투수들에게 틀어막혀 5안타 무득점에 그쳤던 모습이 언제 있었냐는 듯 집단 폭발한 영웅 타선. 3위를 확정하고 준PO까지 휴식일이 길었기에 타격감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잘 준비 된 쉼’은 폭발을 위한 사전 작업이 된 모습이다.
팀 타선 전체가 이른바 ‘미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야생마 푸이그가 시리즈 3경기서 타율 0.364/1홈런/5타점으로 질주 중이다. 중심타자 이정후는 전체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0.417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리드오프 김준완도 타율 0.308/1득점/4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 외에도 김혜성이 타율 0.385, 이지영이 타율 0.364를 기록하는 등 단순히 1~2명의 활약이 아닌 타선 전체의 타격감이 좋은 상태다.
거기다 하위 타순에서도 1차전 결승타를 기록한 송성문 등이 존재하고, 1차전 투런포 영웅 임지열이나 정규시즌 주전 유격수였던 김휘집 등 벤치에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도 지난해보다 더 다양해졌다. 준PO 시리즈 전 수장이 기대했던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준PO 1차전을 앞두고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우리 팀의 가장 큰 무기는 젊은 선수들의 패기다. 그런데 이제 단기전이고 게임의 중합감을 따져보면 결국에는 어떤 선수가 더 ‘냉정하고 침작하느냐’의 그 싸움일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kt의 가장 큰 무기는 그런 경험치가 많은 팀이고 선수들이란 점”이라고 경계하면서도 “우리도 어린 선수들의 그런 패기와 힘을 믿고 간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차전 키움은 주전 유격수 신준우가 1회 1개, 3회 2개 등 PS 역대 1경기 개인 최다 타이인 3개의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대량실점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이후 공격에서 계속 추가점을 뽑아 대승을 완성했다. 키움 선수단에 자신감과 끌어오른 기세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상황들이다.
확실한 에이스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키움의 향후 과제는 천적이었던 상대 에이스란 벽을 넘어서는 것이 될 수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처럼 단기전에서 소위 말하는 파죽지세의 기세와 팀 분위기는 팀 전력 이상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남은 PS 키움의 관건은 2차전 벤자민처럼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천적이 나왔을 때의 팀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가 될 수 있다.
팀 에이스들이 줄줄이 나오는 PS는 전통적으로 투수들의 무대였던 적이 많다. 이른바 ‘뜨거운 타격 사이클’ 역시 투수력보단 신뢰감이 떨어진다. 언제든 에이스에게 막힐 수 있다는 걸 2차전 벤자민을 비롯해 역대 많은 팀 에이스들이 보여줬기 때문. 이 벽마저 키움이 넘어설 수 있다면 마운드에서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키움이 PS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