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제2의 김광현에게 바라는 건…“대견한 오원석, 자신의 길을 개척했으면”

“원석이가 자신의 길을 개척했으면 좋겠어요.”

SSG 랜더스 좌완 영건 오원석에게 2022년 11월 4일은 데뷔 후 최고의 하루 중 하루였을 것이다.

오원석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5.2이닝 5피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며 화려한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가졌다. 선발승은 챙기지 못했어도 팀의 8-2 승리에 밑거름이 되었다.

김광현은 오원석이 대견스럽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원래 오원석은 3차전 선발이 아니었다. 3차전 예정 선발은 숀 모리만도. 그러나 1차전 불펜으로 나서 39개의 공을 던지며 휴식이 필요했다. 이로 인해 김원형 SSG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그러나 불안한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 오원석은 키움전에 7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 8.14로 저조했고, 또 고척돔에서도 3경기 나서 1패 평균자책 7.94로 약했는데 이 약했던 모습을 중요한 경기에서 떨쳐냈다. 김원형 감독의 선택이 이게 최고의 결과로 돌아왔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조금씩 김광현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본다. 배짱이나 마운드에서 보이는 모습은 광현이 못지않다”라고 극찬했다. 오원석에게서 젊은 시절 김광현의 모습을 본 것이다.

오원석은 올 시즌 31경기에 나서 6승 8패 평균자책 4.50으로 평범했다. 김광현도 데뷔 첫해에는 3승 7패 평균자책 3.62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데뷔전만큼은 두 선수 모두 강렬하게 마무리했다는 점은 똑같다. 김광현은 2007년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나와 7.1이닝 1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챙겼다. 당시 상대 투수가 그해 정규 시즌 22승을 거둔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오원석의 투구를 본 김광현도 많은 감명을 받았다.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났던 김광현은 “내가 던지는 것보다 더 긴장이 됐다. 안타 하나를 맞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더라. 그런데 진짜 잘 이겨내고, 잘 던져서 기분이 좋았다. 6회 2아웃에 내려올 때 지고 있어 아쉬웠을 텐데 ‘이길 거니 걱정하지마’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김광현은 “연습경기를 할 때부터 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 그전이랑 공을 다르게 던지더라. 감을 잡은 것 같다. 나도 그랬지만 어렸을 때는 하 한 포인트를 어떻게 찾느냐가 중요하다. 찾으며 결과 확 달라진다. 그렇게 찾아나가면서 성장을 하는 건데 내 생각에는 포인트를 찾았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라고 칭찬했다.

김광현은 오원석이 자신의 길을 개척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보였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김광현은 작은 소망도 전했다. 오원석이 자신을 포함한 누군가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 찾아가길 바랐다. 제2의 누군가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원석이는 원석이의 길이 있다. 나는 내 길이 있다. 내 길을 따라온다기보다는 원석이의 길을 개척했으면 좋겠다. 나는 원석이가 가는 길이 막힐 때 뚫어조는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 내가 길을 뚫고, 내 길을 따라온다고 하면 발전이 없다.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은 “야구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항상 느낀다. 원석이도 그러면서 성장해 나가지 않을까. 3차전은 원석이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감이 생겼을 거다. 정말 대견하고 내년이 더 기대된다”라고 미소 지었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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