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두 자리 남았다, 트로피와 감독 재계약 함께 걸렸나

아직 두 자리 남았다.

프로야구 사령탑 교체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LG는 6일 제14대 감독으로 염경엽 해설위원(54)을 선임했다. 이로써 올 시즌 종료 후 새롭게 감독 지휘봉을 잡은 이는 두산 이승엽, NC 강인권, 삼성 박진만, LG 염경엽 감독까지 총 4명이 됐다.

하지만 감독 교체가 여기서 끝이 아닐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서 격돌 중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수장들도 2년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우승 트로피와 감독 재계약이 함께 걸려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격돌하고 있는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수장들은 올 시즌 뛰어난 성과를 냈다. 동시에 계약 종료 시즌인 올해 아직 재계약에 사인하지 못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일각에선 만약 이들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하면 재계약 하지 못하는 준우승 감독의 비극을 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원형 감독은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5000만원), 홍원기 감독은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의 조건으로 지난해 감독 첫 시즌, 올해 2년차 계약 종료 시즌을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거기다 지난해 SSG가 6위에서 올해 1위로 KS 직행, 키움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3위로 PO 직행 후 KS 진출 등 첫해 대비 올해 성적 향상이 뚜렷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이런 정규시즌 성과에도 불구하고 SSG와 키움 구단은 PS 전 재계약을 안기지 않았다. 아직 2개 구단 모두 감독과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양 팀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 자체는 긍정적이다.

김원형 감독은 SSG 랜더스를 이끌고 올해 정규시즌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란 업적을 남겼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원형 감독이 이끈 SSG는 개막전 부터 정규시즌 종료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2승 2패를 거두고 있기에 KS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통합 우승에 성공한다면 김원형 감독은 최고대우 수준의 재계약이란 우승 선물을 함께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쓰고 재임 2년간 최고승률과 최다승을 이뤄내고도 PS 실패로 재계약에 실패한 류지현 전 LG 감독의 사례도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만약 SSG가 통합우승에서 실패한다면 역시 구단에 애정이 많은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의 ‘심기’가 어떻게 작용할 지가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 변수다.

홍원기 감독의 키움도 시즌 전 ‘언더독’의 평가를 뒤집는 정규시즌 질주로 3위에 오른 이후, 준PO에서 kt 위즈, PO에서 LG를 꺾고 올라와 KS를 치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KS에서도 2승 2패로 창단 이후 최초의 우승에 도전 중이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도 올해 하위권이라는 전력 평가를 이겨내고 KS에 진출해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만약 올해 키움이 우승컵을 든다면 홍원기 감독은 김시진 2대 감독과 염경엽 3대 감독의 각 4년씩을 넘어 최장 기간 히어로즈의 지휘봉을 잡는 감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키움 역시 이장석 전 대표이사 겸 서울 히어로즈 최대 주주의 입김이 강한 팀이다. KBO는 앞서 구단 자금 횡령등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이장석 전 대표에게 영구실격 처분을 내리며 구단 경영참여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구단 최대주주인 이 전 대표의 감독 재계약 및 교체 등 구단 주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를 막을 수 있는 명분도 많지 않다.

그리고 히어로즈는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오른 장정석 전 감독을 경질하고, 이어 선임된 손혁 전 감독이 바로 이듬해인 2020년 정규시즌 종료 12경기를 남겨둔 시점(3위)에 자진 사퇴하는 등 비정상적인 감독 교체 움직임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이런 감독 교체에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는 명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 전 대표를 비롯한 누군가는 홍원기 감독의 KS 진출을 이끈 성과에 대한 고평가 대신에 만약 KS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그 과오를 더 중하게 여길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계약에 훈풍이 불어야 할 정도로 SSG와 키움을 이끌고 올해 좋은 성과를 낸 두 명의 감독. 하지만 야구계에선 이 두 사람의 재계약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동시에 재계약 여부가 걸린 재계약 시리즈란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온 이유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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