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제레미 페냐 [시즌 결산]

지난 10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신인 유격수 제레미 페냐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첫 가을야구였음에도 마치 처음이 아닌 듯한 여유가 돋보였다.

그리고 그 여유는 실전에서 빛을 바했다. 13경기에서 58타수 20안타(타율 0.345) 4홈런 8타점으로 활약했다.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 MVP를 동시에 손에 넣었다.

그러나 그는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 최종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30인의 투표인단중 단 두 명만이 그에게 3위 표를 주는데 그쳤다.

제레미 페냐는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했다. 그만큼 좋은 신인들이 많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포스트시즌에서 활약에도 페냐가 외면받은 이유는 단 하나. 이 투표가 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전까지 진행됐기 때문이다.

정규시즌만 놓고보면 페냐는 좋은 선수였지만, 더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훌리오 로드리게스(fWAR 5.3)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애들리 러츠맨(5.3)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의 스티븐 콴(4.4)이 그들이다.

이번 투표에 참가한 본 기자를 포함, 대다수의 기자들이 이 세 명을 선택했다. 로드리게스가 30명 전원, 러츠맨이 28명, 콴이 24명에게 표를 얻었다. 이들은 각자 위치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줬고, 팀 성적도 뒷받침됐다.

내셔널리그에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같은 팀 선수들이 1, 2위를 독식했다. 11년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크레이그 킴브렐, 프레디 프리먼이 그랬다면 이번에는 같은 팀의 마이클 해리스 2세,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그랬다. 두 선수는 1위표 전부, 그리고 2위표 30개중 29개를 독식했다.

양 리그 모두 특정 선수들에 대한 표쏠림이 심했다. 그렇다고 이번 시즌 두드러진 신인들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세 칸짜리 투표용지는 이번 시즌 활약한 신인들을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바비 윗 주니어는 자신이 왜 리그 유망주 랭킹 1위였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초속 30.4피트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빠른 스픤트 스피드를 기록하며 20홈런 30도루 시즌을 기록했다. 투수의 견제가 제한될 2023시즌 그의 빠른 발은 더 빛을 발할 것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오닐 크루즈도 인상적이었다. 6피트 7인치(201센티미터)의 큰 키는 유격수 수비에 있어 전혀 걸림돌이 죄지 않았다. 타석에서 122.4마일짜리 타구를 날렸고 수비에서는 시속 98.7마일짜리 강속구를 1루에 뿌렸다.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다듬을 부분도 많이 보였지만, 재능만큼은 진짜임을 보여줬다.

디트머스는 신인 선수로서 노 히터를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투수들중에도 인상적인 신인들이 많았다. 2021년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로 출전했던 조 라이언은 이번 시즌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으로 24경기에서 147이닝 소화하며 13승 8패 평균자책점 3.55 기록, 풀타임 선발로서 입지를 다졌다.

LA에인절스의 레이드 디트머스도 25경기에서 129이닝 던지며 7승 6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22세 306일의 나이로 노 히터 기록하며 2006년 아니발 산체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기록을 남겼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강속구로 눈길을 끌었던 신시내티 레즈의 헌터 그린도 마침내 빅리그에서 기량을 꽃피웠다. 평균 구속 98.9마일의 강속구를 선보였다. 패스트볼 구속 상위 1%, 탈삼진 비율 상위 9% 기록했다. 9월 1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너스와 경기에서는 100마일 이상 강속구만 47개를 던져 기록을 세웠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조지 커비도 인상적이었다. 25경기에서 130이닝 던지며 9이닝당 피홈런 0.9개, 볼넷 1.5개, 탈삼진 9.2개로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홈경기였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불펜에서도 인상적인 신인들은 눈에 띄었다. 요한 듀란(미네소타) 펠릭스 바티스타(볼티모어)는 불펜에서 강속구로 데뷔 시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텍사스 레인저스 좌완 브록 버크의 이름도 잊지말자. 3년만에 다시 오른 빅리그 무대에서 52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1.97 기록하며 소리없이 강한 모습보여줬다.

[알링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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