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9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이다.
서울 삼성은 지난 1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원정 경기에서 81-89로 패배, 5연패 늪에 빠졌다.
마커스 데릭슨은 물론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은 시즌 초반 분명 남달랐던 삼성을 다시 9위로 추락시켰다. 그들의 농구가 잘못된 게 아닌 피할 수 없는 부상 악령이 그들을 또 하위권으로 끌어내린 것이다.
그러나 5연패를 하는 동안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두드러진 건 임동섭이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가스공사전에서 3점슛 3개 포함 14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임동섭은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무려 19경기 만이다. 매해 기대를 받았고 또 매해 실망감만 안겨줬던 그가 2022년 역시 똑같은 행보를 걷다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1쿼터만 하더라도 골밑에서 잡은 노 마크 찬스를 어이없게 놓치기도 한 임동섭이다. 한국가스공사 수비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그 순간 임동섭은 주춤거렸고 프로 선수답지 않은 실책 아닌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이후 각성한 듯 과감한 슈팅 세례를 퍼부었고 2쿼터에만 무려 11점을 기록했다.
임동섭의 장점은 슈팅이지만 한국가스공사전에선 과감한 컷 인 플레이도 선보였다. 지금껏 그에게 기대하지 않았고 또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덕분에 삼성은 한국가스공사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슈터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오프 더 볼 무브 역시 뛰어났다. 임동섭은 코트 위에 서는 시간 내내 꾸준히 움직였고 기회를 살폈다. 그가 왜 슈터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삼성의 승리로 이어지지 못한 활약이지만 분명 고무적이다. 삼성은 올 시즌 KBL 10개 구단 중 가장 공격력이 떨어지는 팀. 평균 득점이 73.7점에 불과하다. 그동안 끈적한 수비로 상대를 괴롭혀왔지만 이제는 한계가 찾아왔다. 농구는 수비만으로 승리할 수 없는 스포츠다. 공격력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임동섭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는 건 반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물론 임동섭의 평균 득점이 앞으로 최소 두 자릿수는 되어야 한다. 한 자릿수 득점으로 승리를 이끌 수는 없다. 또 그에게 수비와 허슬 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다. 장점이 아니며 오히려 단점이다. 결국 임동섭이 가진 강점인 공격력이 빛나야 하는데 처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는 건 괜찮은 결과다. 이제는 꾸준히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임동섭의 시즌은 자신의 19번째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첫 두 자릿수 득점은 그만큼 큰 의미다. 한 자릿수 득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 수는 없다. 더 과감하고 이기적인 슈팅 시도가 필요하다. 슈터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마인드다.
삼성은 앞으로 부상 중인 선수들이 돌아올 것이며 새 외국선수 조나단 알렛지까지 합류한다. 지금이 바닥이며 앞으로 반등할 날만 남았다. 여기에 임동섭까지 한국가스공사전과 같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6년 만에 봄 농구도 꿈은 아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