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은…. 걱정도 했지만 지금은 최고입니다.”
고양 캐롯의 슈터 전성현은 2022-23시즌을 벌써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미 KBL 최고의 슈터였던 그였으나 지금, 특히 3라운드 퍼포먼스는 역사에 남을 수준이다.
전성현은 3라운드 9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33분 58초 동안 25.7점 1.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은 경기당 5.4개를 성공했고 무려 50.5%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체감상 던지면 들어가는 수준이다.
아쉽게도 3라운드 마지막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19점에 그치며(?) 20점 이상 연속 경기 기록을 ‘10’에서 마쳤으나 그럼에도 대단했다.
특히 국내선수 기준 라운드 평균 득점이 25점 이상 넘어가는 건 2010-11시즌 6라운드 문태영(25.1점)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토종 선수로 범위를 줄이면 2004-05시즌 6라운드 서장훈(25.8점) 이후 18년 만에 이룬 대기록이다.
여기에 25경기 만에 3점슛 100개를 넘기며 역대 1위에 올랐다. 역사상 첫 3점슛 200개를 넘길 가능성이 높으며 연속 3점슛 기록 역시 ‘69’로 늘렸다.
평가에 있어 냉정한 김승기 캐롯 감독조차 전성현에 대해선 극찬만 할 뿐이었다. 김 감독은 “3라운드 MVP에 대해선 다른 후보들 역시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성현이가 더 대단한 건 혼자 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다. 상대가 스위치 또는 트랩 디펜스를 걸어도 20점 이상 매번 넣어준다. 성현이기에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김 감독 역시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안양 KGC 시절의 전성현은 이미 한국농구 슈터 계보를 이을 주인공이었지만 곁에 좋은 동료들이 있었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변준형, 문성곤, 오세근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동료들이 있으니 마음 편히 득점만 신경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캐롯은 다르다. 이정현은 아직 상수가 아니며 디드릭 로슨 외 100%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가 없었다. KGC와는 환경 자체가 틀린 상황. 그러니 전성현에게 과거와 같은 득점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김 감독은 “FA로 영입했을 때 걱정이 컸다. KGC처럼 라인업이 좋은 팀에선 편하게 슈팅을 던질 수 있었지만 캐롯은 그렇지 못했고 그만큼 집중 견제도 받아야 했다. 올 시즌은 그냥 적응만 잘해서 다음 시즌에 승부를 보려 했다”며 “근데 첫 시즌부터 완벽하다. 혼자 다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불만이 없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3라운드는 끝이 났고 허웅을 제외하면 전성현을 위협할 MVP 경쟁자는 없었다. 이미 1라운드 MVP에 선정된 그는 3라운드에서도 다시 한 번 최고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한 가지. 팀 전력이 워낙 약한 캐롯이기에 전성현의 괴력에도 3승 6패에 그쳤다. 만약 전성현이 밀린다면 부진한 팀 성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전성현의 뜨거웠던 3라운드는 과연 MVP라는 답으로 돌아올까. 아니면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을 모두 챙긴 허웅의 생애 첫 라운드 MVP로 이어질까.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전성현의 3라운드는 KBL 역사에 남을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