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장과 배구여제가 다시 뭉쳤다. 그들은 웃을 수 있을까.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V-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흥국생명은 2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치르다. 올 시즌 여자부 마지막 5라운드 경기다.
지난 1월 초, 권순찬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 소식이 전해지면서 흥국생명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이영수 수석코치도 감독대행을 맡은지 한 경기 만에 팀을 떠났고, 새로 오기로 했던 김기중 감독도 부담감을 이유로 감독직을 최종 고사했다.
결국 김대경 코치가 초유의 감독대대행직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다행히 김대경 코치는 흔들리는 흥국생명 중심을 잘 잡았고, 7승 3패의 호성적과 함께 흥국생명을 선두로 이끌었다.
흥국생명을 구할 구원자가 나타났다. 바로 명장 아본단자 감독이다. 전 세계 배구인들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감독이다. 1996년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지도자다.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김연경과 인연이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함께 했다. 당시 페네르바체는 구단 역사에 있어 황금기였다. 2014-15, 2016-17시즌 리그 우승, 2015-16시즌에는 유럽배구연맹(CEV)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합작했다. 2013-14시즌에는 CEV컵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김연경은 “아시다시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님이다. 시즌 중에 오는 게 어려운 일이다. 흥국생명 프런트에서 순조롭게 일을 하면서 잘 이뤄졌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이들은 흥국생명 V5를 향해 달려간다. 그 첫 단계는 도로공사전이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도로공사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 3라운드는 풀세트 접전 끝 승리를 가져왔다.
최근 분위기도 흥국생명 쪽이다. 흥국생명은 최근 다섯 경기에서 4승 1패 호성적을 거두며 선두까지 간 반면, 도로공사는 직전 경기에서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일격을 당하며 주춤했다. 만약 이날마저 흥국생명에 패하면 4위 KGC인삼공사와 5위 IBK기업은행의 추격이 거세지는 만큼, 방심할 수 없다.
만약 흥국생명이 이날 승리를 챙기면 정규리그 1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2위 현대건설(승점 62점 21승 9패)이 22일 열린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하며 승점 추가에 실패했고, 충격의 5연패에 빠졌다. 이날 승점 3점을 가져오면 승점 69점(23승 7패)을 기록, 현대건설과 승점 차는 7점 차가 된다.
흥국생명은 아본단자 감독의 빠른 경기 지휘를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꾸준하게 소통하며 예상 비자 발급일을 2주일이나 앞당겼다.
세계적인 명장과 배구여제가 함께 할 V-리그 정복기가 시작된다. 그 첫 시작은 도로공사전이다. 웃으며 출발할 수 있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