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WBC 평가전서 오릭스 버팔로스 1.5군을 상대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3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한 영향이 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평가전 오릭스와의 경기서 3개의 실책을 범하고 타선이 침묵하면서 2-4로 패했다. 9회 말 대타 박건우의 적시타, 이지영의 희생플라이로 추격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백업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오릭스 1.5군은 한국의 실책 등을 놓치지 않고 집중력 있는 공격을 펼쳐 기분 좋은 완승을 거뒀다. 탄탄한 수비력과 득점 찬스마다 충실하게 작전야구를 펼쳐 주자를 쌓고 진루시켜 성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에 한국 대표팀은 WBC 본선 시리즈 시작에 앞서 대회 조직위가 승인한 일본 프로야구(NPB)와의 공식 평가전 첫경기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아쉬움을 노출했다. 특히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오지환이 2회에만 2개의 실책을 범해 0-3으로 리드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믿었던 김하성도 6회 본 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간 이후 4실점 째의 빌미가 된 포구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믿음이 컸던 내야 수비에서 불안함을 남긴 것이 가장 뼈아팠던 이강철 호였다. 최정의 컨디션 난조로 김하성이 3루로 이동하고 오지환이 유격수를 맡는 ‘플랜B’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간 셈이기 때문.
백업 유격수 오지환이 2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흔들린데 이어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2위 투표에 빛나는 김하성마저 유격수로 복귀한 이후 곧바로 실책을 범했다. 이날 한국의 4실점 가운데 3실점이 3개의 수비 실책으로 비롯된 아쉬운 상황들이었다.
이날의 한국의 유일한 수확은 투수들이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과 이정후가 맹타를 휘둘렀다는 점이다. 선발투수 소형준이 1.1이닝 3피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내려갔다. 그러나 이어 나온 김광현-곽빈-양현종-정철원-이용찬-고우석-김원중이 나머지 이닝을 추가 1실점으로 막았다. 구원진의 유일한 실점은 정철원이 김하성의 포구 실책으로 기록한 비자책 1실점이었다.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활발한 타격을 보여준 이정후와 9회 초 한국의 유일한 득점이 된 적시타를 때린 박건우와 희생플라이를 기록한 이지영을 제외한 타선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이날 대표팀은 최정을 제외하면 베스트라인업을 꺼내들었지만 오릭스의 투수들을 상대로 2점 밖에 내지 못했다.
오릭스에서 특급투수들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이날 5이닝 무실점으로 대표팀 타선을 틀어막은 오릭스의 우완투수 구로키는 지난해 27경기에 등판해 26.1이닝 동안 2승 2패 5홀드 평균자책 2.36을 기록한 계투진의 일원이었다.
후반기와 막바지에는 필승계투진의 일원으로 활약하기는 했지만 셋업맨이나 마무리 투수 등 불펜 에이스 포지션과는 거리가 먼 투수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구로키에게만 5회까지 6안타를 때리고도 1점도 내지 못해 고전했다.
1회 2사 1,2루 득점 기회에선 박병호가 삼진을 물러났다. 2회 나성범의 안타와 3회 이정후의 안타로 잡은 기회에서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4회 1사 1루에선 양의지가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구로키가 내려간 이후에도 오릭스의 구원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중반 이후에는 이렇다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한채로 1점도 뽑지 못하고 쓰라린 패배를 당해야 했다.
수비 상황 경기 중반까지의 흐름이 특히 좋지 않았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한국의 선발 투수 소형준이 첫 타자 노구치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소형준은 후속 타자 아다치와 슈기사와를 연속 땅볼로 솎아내 아웃카운트 2개를 순조롭게 잡았다. 하지만 그 사이 선행 주자 노구치가 3루까지 진루했고, 오릭스의 4번 톤구 유마에게 좌측 방면 펜스를 직격하는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2회 초 실점 과정도 좋지 않았다. 소형준이 이닝 선두타자 키타 료토에게 우측 방면의 2루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를 범타로 잡아낸 이후 소형준은 이케다 료마에게 유격수 방면 땅볼을 끌어냈다.
하지만 오지환이 평범한 땅볼을 놓치면서 주자는 1사 1,3루가 됐다. 이어진 상황 소형준은 야마아시 타츠야에게 유격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오지환이 공을 빠뜨리고 말았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실점째를 했다.
결국 소형준은 2회 1사 1,2루에서 김광현과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교체된 투수 김광현이 노구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다행히 이정후가 안타 이후 2루까지 뛰던 노구치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고, 김광현이 후속 타자를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3회 말에도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1사 후 오지환이 이시오카의 타구를 몸을 날리는 수비로 잡아냈지만 공을 글러브에서 빼내지 못해 송구하지 못해 안타를 허용했다. 타구 속도가 빨랐기에 충분히 이해는 가는 장면. 하지만 오지환은 후속 상황 나이토의 타구는 가볍게 2루의 에드먼에게 연결해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4회 말부터는 곽빈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곽빈은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아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5회 말 나온 양현종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오릭스 타선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6회 말 수비를 앞두고 한국도 야수진을 교체했다. 오지환과 교체 된 주전 3루수 최정이 다시 핫코너를 책임지고 김하성이 유격수로 돌아가는 플랜A로의 변화였다. 하지만 등판한 정철원이 고전했다. 안타와 번트 등으로 주자 1,3루를 허용했고, 이후 김하성이 이케다의 타구를 포구하던 중 한 차례 공을 떨어뜨리면서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0-4로 스코어가 더 벌어졌다.
한국 대표팀 마운드를 이어 받은 이용찬이 7회를 막고 내려간 이후 고우석이 8회 안타와 번트 등을 허용해 1사 3루를 허용한 이후 근육통으로 김원중과 교체됐다. 김원중은 다행히 후속 타자를 막아내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투수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끝내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9회 초 한국은 이정후와 박해민의 안타로 1사 2,3루의 마지막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대타 박건우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 3루 주자 이정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 1-4로 추격하는 한 방.
후속 타자 이지영이 우측 방면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한국은 2-4, 2점 차로 오릭스를 추격했다. 이어 최지훈까지 내야안타를 기록해 2사 만루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후속 타석에 들어선 최정이 뜬공으로 물러나 더이상의 추가점을 뽑지 못하면서 그대로 패했다.
[오사카(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