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를 찾을 때가 아니다. 중국전은 이제 생존 문제다.
자칫 한국이 최종전에서 중국에서 패배해 조 최하위까지 추락할 경우엔 차기 WBC 대회는 예선 라운드부터 치르는 험난한 일정이 된다. 자칫 야구 월드컵 격인 축제에 한국야구가 아예 초대받지 못하는 위기의 미래까지 예방해야 한다.
한국은 13일 낮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 체코와 호주와의 경기 결과로 잔여 중국전 결과와 상관 없이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WBC 8강 티켓은 각 조별 1,2위까지만 주어진다. 호주가 체코를 꺾고 3승 1패에 오르면서 4승 무패 B조 1위로 조별리그 진출을 확정한 일본에 이어 B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중국을 꺾고 2승 2패가 되더라도 최종 조 3위가 이번 대회의 마지막으로 거둘 수 있는 최대 성적이다.
이번 대회 이강철 호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한국 야구의 부활’을 꿈꾸며 WBC 4강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3연속 1라운드 탈락이었다. 반복되는 실패에 이제 자존심이라도 찾기 위해 중국전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더 냉혹한 법이다. 만약 이날 한국이 패한다면 1승 3패로 중국, 체코까지 3개 국가가 승률에서 동률이 된다. 승자승 역시 맞물려 따질 수 없기에 최소실점을 가려 최하위를 결정하게 되는 생각만으로도 굴욕적인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최하위는 동시에 대한민국 야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력을 고려하면 패배하긴 힘들지만, 만약이라도 패할 경우에는 상황이 정말 심각해진다.
조별리그 최하위 팀의 경우 차기 대회는 예선부터 치러야 한다. 이번 대회 본선 4개 조 최하위 4팀 포함 최소 8개팀이 더 합류해 대륙을 이동해 예선을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다. 야구의 의외성 등을 고려하면 쉽게 본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 이번 2023 WBC 대회도 12개 팀을 6팀씩 2개조를 나눠, 더블 엘리미네이션을 펼쳤다. 승자조와 패자조 등으로 나눠 수차례 경기를 했고, 조별 상위 2팀씩 총 4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B조의 체코, A조의 파나마, C조의 영국, D조의 니카라과가 그 예선 과정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팀이다.
2027 WBC 대회가 만약 더 확장된다면 예선 경쟁팀의 숫자도 더 늘어나고, 치러야 할 경기도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마치 지금의 월드컵처럼 예선을 뚫는 경쟁 과정 자체가 매우 고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가뜩이나 이번 WBC 대회는 일본 등 최강팀을 제외하면 각 조의 전력 격차가 크게 줄어 혼전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야구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너무나 최악의 가정을 하고 있지만, 자칫 최하위라는 참사가 벌어진다면 한국야구가 야구의 세계화라는 흐름에서 도태되어 예선부터 치러야 하는 2류도 못되는 3류 야구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종의 미를 따지면서 여유를 갖고 경기를 할 때가 아닌, 생존 경쟁을 해야 할 처지란 뜻이다.
경기 전 만난 이강철 감독은 중국전 소감에 대해 “마지막 경기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1라운드 탈락 심경에 대해 “지금 마음이 좋진 않다. 하지만 경기를 해야 하니까 그 심경은 경기 끝나고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도쿄(호주)=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