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김현수 “이젠 마지막. 정말 미안해” 대표팀 은퇴 시사 [MK도쿄]

“잘못하면 욕을 먹는 게 맞다. 하지만 정말 마음이 아프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 이제 마지막이다. 앞으로는 ‘(팀) 코리아’를 믿겠다. 선수들에겐 한국야구가 끝이 아니라고, 다음에는 더 잘해달라고 부탁했다.”

15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10번째 뛰게 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또 한 번의 비극으로 끝났다. 한국야구대표팀을 WBC 8강 2라운드로 이끌지 못한 ‘캡틴’ 김현수는 인터뷰 내내 붉어진 눈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국가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면서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내내 반복했다.

WBC 1라운드에서 탈락이 확정된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20점 차 5회 콜드게임승으로 한풀이를 했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캡틴 김현수가 15년간의 국가대표팀 생활을 이번 WBC 대회를 끝으로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WBCI 제공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조별리그 최종 중국전에서 그랜드슬램 2방 포함 선발전원안타로 폭발하면서 22-2,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22점은 WBC 역대 1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동시에 20점 차이 역시 WBC 역대 1경기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이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전 대승으로 2023 WBC를 2승 2패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국은 4승의 일본과 3승 1패의 호주가 B조 1,2위로 8강에 진출하면서 조 3위로 이번 WBC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2013 WBC, 2017 WBC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참사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대표팀의 ‘캡틴’ 김현수는 결국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지 못하고 여러차례 눈가가 촉촉해졌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순간도 많았다. 결국 15년간의 정들었던 국가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히며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팀 코리아’에게는 ‘믿는다’는 말을 전했다. 다음은 야구대표팀의 캡틴 김현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대회 소감은

선수들 다 준비 잘했는데 준비한 만큼 실력 발휘 못해서 좀 아쉽고,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한 게 아니라 마지막인 것 같다. 선수들도 다 잘해줬고, 감독님도 정말 잘 맞춰줬다. 내가 주장을 맡았는데 그게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잠시 말을 멈추고) 사실 부족한 탓에 조금 선수들을 잘 못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후배들한테 고맙다. 또 이제 나는 끝난만큼, (잠시 말을 멈추고) 코리아를 믿을 것 같다.

한국야구가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 어떤 과제가 있을까

일단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을 한다. 끝까지 준비 과정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경기 하면서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는데 경기에 나가면 ‘이기지 못하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선수들이 해야 할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나도 많이 긴장을 했다. 많이 출전했는데 그랬다. 선수들이 긴장감 속에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니까 그런 부분은 더 잘 집중할 수 있도록 후배들이 (서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무슨 말을 나눴나

나는 고맙다고 했고 감독님도 고맙다고 했다.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내가 미안하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은 계속해서 더 잘해서 또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우리의 야구가 끝나는 것도 아니고 국가대표가 끝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선수들이 다음에 나와선 잘해주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다.

캡틴으로서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썼나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그런데 있어서는 첫 경기부터 내가 긴장을 많이 했기에 선수들도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통솔한다기보다 더 좋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야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한다.

캡틴이 자책을 많이 해서 선수들도 마음이 아팠다고 하던데, 경기를 치르면서 어떤 마음이었나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음(촉촉해진 눈으로 잠시 눈물을 참고), 우리 선수들이...정말 최선을 다했다. 우리가 여기에 놀러왔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모르겠다. 대표팀에 많이 나왔는데 성적이 안나오면 당연히 욕먹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먹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되니까 조금 마음이 많이 아프고 후배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15년간 10번의 국가대표 가운데 가장 생각나는 장면은 뭐였나

도쿄올림픽과 올해가 제일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막내로 왔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하다가, 이제 와서 정말 이 중압감이란 게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과거에 같이 있었던 선배들과 야구했던 기억도 많이 난다. 지금 후배들에겐 내가 그때처럼 좋은 선배가 되지 못했다는 것에도 많이 미안하다.

마지막이란 결심을 품은 배경과 결정을 한 시기는 언제였나

매일 뽑힐 때마다 나왔고 좋은 성적도 나와서 좋기도 했는데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선수들이랑도 많이 했고, 나보다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나는 나이도 있고, 다른 젊은 선수들이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제는 내가 내려올 때가 된 것 이 아닌가, 선수들과 함께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했다면 이젠 다른 또 젊은 좋은 선수들이 잘 이끌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팬들은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오늘도 많이 찾아와주셨다.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는 걸 응원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우리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더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는 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참 말을 아끼다)

대표팀에 많이 출전하면서 역대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배들에게 항상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닌 분들이 (이번엔) 많이 그리고 굉장히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봤다.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 우리와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기에 더 아쉬운 것 같다.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선수들이 통제할 수 없는 준비 과정의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아쉬움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선수들이 더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겠지만, 미리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날씨나 그런 것들이 굉장히 안 도와주는 부분이나 그런 것들이나, 시차나 이런걸 다음엔 잘 고려해서 (계획들을) 잘 짜지 않을까 싶다.

[도쿄(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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