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의 이름으로, ‘21살 투수’ 김동주의 이름으로 [MK인터뷰]

“KBO리그에서 엄청난 기록도 갖고 계시고 너무 유명한 분이어서 따라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투수로서 열심히 해서 그 기록들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김동주라는 이름의 두산 베어스의 새 싹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 ‘두목곰 김동주’의 이름이 아닌 21살 투수인 ‘투목곰’ 김동주(21)의 이름으로 말이다. ‘두산 역대 최고 타자’라는 기존 레전드의 이름에 눌리기 보단 그 기록을 잇는 새로운 두산의 ‘투수 레전드’가 되고 싶다는 게 청년 김동주의 목표였다.

2021년 두산 2차 1라운드 지명 우완투수 김동주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쳐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고척 서울)=김원익 기자

최종 2자리를 두고 펼쳐진 선발 오디션에서도 단단히 눈도장을 찍었다. 거의 매 이닝 펼쳐진 많은 위기를 야수진의 도움을 받아 담대한 투구로 이겨냈다. 이승엽 두산 감독과 많은 두산 팬들이 베어스의 젊은 투수들에게서 보고 싶었던 장면이기도 했다.

실제 5개의 안타와 4개의 4사구를 허용한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김동주는 거의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오히려 주자가 쌓였을 때 더 힘을 냈고,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를 막아내면서 대량 실점을 막아냈다.

김동주의 이날 주무기는 43구를 던진 슬라이더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고 평균은 144km였다. 거기다 포크볼을 18구 섞어 던져 키움 타자들의 헛스윙과 범타를 끌어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동주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초반에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어렵게 승부를 했던 부분을 보완하면 될 것 같다”면서 “다행히 (허)경민 선배님이랑 (강)승호 형이랑 많이 도와주고 포수 (장)승현 형과 (양)의지 형이 잘 이끌어줘서 위기를 잘 넘어간 것 같다”며 함께 위기를 탈출한 야수와 포수들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지난해 김동주는 퓨처스리그 18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 4.14를 기록하면서 선발수업을 했다. 하지만 1군에서는 구원으로 10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 7.56만을 기록하며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김동주는 “아무래도 1군에서는 5인이 던진 게 처음이다. 노아웃에 주자가 나간 상황이 많았는데 그래도 잘 막아낸 것 같다”며 이날 5이닝 투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김동주는 이날 5회 1사 만루 위기 상황 키움의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을 병살타로 아웃시킨 것을 비롯해 두 차례의 병살타와 한 차례의 삼진 등을 끌어내며 완승을 거뒀다.

5회 1사 만루 상황 가장 큰 위기 탈출에 대해 김동주는 “마지막에 러셀에게 더블플레이를 잡았을 때 ‘그 전 타석들에서 잘 잡았으니까 똑같이 자신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면서 담대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이날 위기를 벗어났다고 전했다.

김동주는 두산의 공석인 2자리의 선발진에 포함될만한 유력한 후보다. 김동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잘 던진 것 같아서 다행”이라면서 “아무래도 선발쪽으로 준비했기에 투구수를 늘리고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제구를 잡고 스트라이크를 잡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지난 스프링캠프 준비 과정을 돌이켜봤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일까.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김동주는 “자신감 있게 투구하는 모습과 오늘같이 위기가 있었는데 잘 막아내는 것”이라며 어렵게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이후 ‘타자들을 매섭게 노려보는 집중력’을 꼽은 기자의 말에는 “일부러 조금 그렇게 보는 것도 있고, 아무래도 마운드에서 기세가 있어야 하고 더 집중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매의 눈빛’의 비결을 설명했다.

김동주라는 이름을 언급하면 자연스럽게 두산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안타(1710개)-최다 홈런(273개)-최다 타점(1097타점) 기록을 갖고 있는 레전드 야수 ‘두목곰’ 김동주(47)가 소환이 된다.

사진(고척 서울)=김영구 기자

두산의 3년 차 투수 김동주보단 아직 ‘두목곰’의 이름이 야구팬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게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팀 불펜 포수 가운데서도 동명이인이 1명 더 있어 선수단 사이에서도 그 이름은 후배를 놀리는 친근한 장난의 소재이기도 하다.

김동주는 “아무래도 이름이 똑같다 보니...”라며 조심스럽게 진실(?)을 고백한 이후 “불펜 포수 형 가운데도 이름이 똑같은 분이 한 분 더 있어서 형들이 많이 장난을 친다”고 했다.

선수단이 ‘김동주’라는 이름을 즐겁게 많이 호명하는 것만큼, 팬들도 ‘새로운 김동주’의 이름을 많이 연호하고 싶다. 바로 승리가 있는 잠실구장에서 말이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김동주는 “선발 기회가 오면 잘 잡고, 기회가 왔을 때마다 오늘보다 더 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동주라는 이름은 김동주에게 또 하나의 목표이자 자극이다.

“아무래도 KBO리그에서 엄청난 기록도 갖고 계시고 너무 유명하신 분이어서 제가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투수로서 열심히 해서 그 기록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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