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이 목마른 롯데 자이언츠에 ‘좌완 신성’이 등장했다. 바로 2023시즌 신인 투수 이태연이다. 이태연은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잠실구장에서 열린 지난 주말 개막 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떨림 없이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도 좋았다. 이태연은 4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첫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2일 잠실 두산전에선 2대 0으로 앞선 7회 말 2사 1, 2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대타 신성현을 3루수 파울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이태연은 데뷔 첫 홀드로 롯데의 시즌 첫 승까지 제대로 도왔다.
2경기 연속 호투 결과가 나오자 좌완 필승조 루키를 얻었다는 설레는 시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롯데 배영수 투수코치는 냉정하게 고갤 내저었다. 아직 144경기 가운데 2경기만 했을 뿐이라는 게 배 코치의 시선이다.
MK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배 코치는 “(이)태연이가 지난 주말 개막 시리즈 등판 결과로 들뜨거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이제 144경기 가운데 2경기를 했을 뿐이다. 방방 뛸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태연이나 주변에서나 흥분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 냉정하게 봐야 한다”라고 목소릴 높였다.
물론 신인답지 않은 이태연의 자질은 배영수 코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배 코치는 편견 없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이태연의 자질을 지켜보고 평가했다. 이태연이 시범경기 7차례 등판에서 실점 없이 5이닝 2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자 배 코치는 1군 무대에서 아무것도 증명한 게 없는 좌완 루키를 곧바로 개막 엔트리에 넣었다.
배 코치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선입견 없이 판단하려고 노력했다. 신인이라고 더 봐주거나 더 좋게 봐준 것도 아니다. 태연이가 스스로 다른 투수들보다 더 좋은 공을 던졌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다. 우타자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물론 코치는 그냥 선수를 기용하는 사람이고, 야구를 해내야 하는 건 선수다. 태연이가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고 있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필승조 후보였던 이민석이 팔꿈치 부상(인대 손상)으로 이탈하면서 불펜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8회 구승민, 9회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순서는 변하지 않을 가운데 7회를 받쳐줄 신성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인 이태연이 개막 시리즈 깜짝 호투로 자신이 그 주인공일 수도 있음을 알렸다. 배 코치의 말처럼 이태연이 들뜨지 않고 냉정하게 자신의 진가를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