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걱정은 하는 것 아니다”라고 했다. 타고난 재능에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실함까지.
슬럼프를 길게 끌고 가지 않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선수다.
다만 최근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부상 선수 속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정후는 오래되지 않아 슬럼프를 탈출하겠지만 팀이 마음이 급해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정후는 10일 현재 타율이 0.208에 그치고 있다.
언제 이런 타율을 기록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부진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정후 앞에 주자를 만들지 말라는 건 야구의 공식”이라는 말로 이정후를 상대하는 팀의 공포감에 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이정후는 그 정도의 임팩트는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 득점권에서 아직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타점이 6경기서 1개에 불과하다.
3번 타자를 맡은 상황에서 키움의 득점력을 떨어트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정후의 한 방이 터졌다면 좀 더 쉽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키움은 10일 현재 득점이 19개에 불과하다. 압도적인 꼴찌다. 1위 NC(44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이정후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키움 타선이 상대에게 압박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 중심엔 역시 이정후의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투수들의 평균 자책점은 4.24로 중위권(6위)를 달리고 있는 키움이다. 하지만 타선이 워낙 터지지 않다 보니 매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팀 홈런이 1개뿐인데 그 1개가 이정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후에 대한 견제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 그럴수록 이정후의 슬럼프는 길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정후가 부진해 팀 타선이 활력을 잃고 힘이 떨어지는 키움 타선이 이정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정후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키움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정후의 슬럼프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키움이 활력을 얻는 것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이정후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언제쯤 다시 힘을 낼 수 있을까. 그 때와 함께 키움도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