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최대 위기-> 실질 2선발 -> FA 대박? 임찬규를 바꾼 발상의 전환

“구속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커맨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개인 통산 최다패 타이 기록을 쓰며 부진했던 투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투수는 올해 실질적인 2선발로 맹활약 중이다. LG 트윈스의 우완투수 임찬규(30)의 이야기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난해 FA를 포기한 것이 올해 대박으로 돌아올 조짐이다. 임찬규는 올 시즌 9경기 3승 1홀드 평균자책 2.48의 성적을 기록하며 LG 로테이션의 든든한 축으로 활약 중이다. 무패행진을 펼치면서 스윙맨 또는 대체 선발이었던 팀 내 위상도 고정 선발로 입지가 확 달라졌다.

사진=천정환 기자

임찬규가 지난해 23경기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 5.04로 풀타임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패에 그친 것은 물론 2018년 이후 4년 만에 5점대 평균자책에 그치며 입지를 완전히 잃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특별히 구위가 좋아진 것도, 밸런스가 좋아진 것도 없다. 임찬규를 다른 투수로 바꾼 것은 마음의 변화 덕분이다 .

11일 경기 종료 후 임찬규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마인드인 것 같다. 작년에 실패를 하고 나서 겨울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멘탈적으로 공부를 많이 했다”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18.44m에서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는 것 뿐이다. 그런데 (그동안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인 심판, 관중, 날씨 등을 너무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며 지난 과오들을 돌이켜봤다.

그러면서 임찬규는 “그런 생각을 버리고 단순하게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려 했다. 내 템포에 맞게 공을 던지려고 하는 것이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직언을 통해 임찬규의 또 하나의 고정관념을 바꾸기도 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 같은 경우엔 모든 게 똑같다. 그런데 생각만 바꾸고, 피칭 디자인을 바꿨는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면서 “‘파워 피쳐가 아니다, 왜 스피드에만 신경 쓰냐. 커브, 체인지업만 써도 충분히 치기 어려운 공이다’라는 말을 했었다”며 부임 이후 임찬규와 나눴던 대화를 들려줬다.

임찬규 역시 그 변화가 기점이 된 대화를 전했다. 임찬규는 “준비를 잘 한대로 되고 있는 것 같다. 구속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커맨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염경엽) 감독님께서 ‘(너는) 원래 삼진을 많이 잡았던 투수인데 구속이 오르고 나서 오히려 삼진은 줄었고 피안타율이 올라갔다. 그 원인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셨을 때 변화구와 제구의 문제라고 답했다. (변화구와 제구의) 중요성을 확실히 느꼈고,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올 시즌 달라진 대전제의 투구 접근법을 밝히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의 이런 변화가 새로운 야구 인생의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염 감독은 “한 번의 실패의 경험 이후 사람이 변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그만큼 인생에서 변화의 타이밍이 중요한 건데 (임)찬규는 이제 야구가 잘 되니까 앞으로 5~6년은 확 트였다고 볼 수 있다”면서 “어쩌면 막혔던 찬규의 야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준비하는 방향이 더 바르게 바뀌었기 때문에 제구나 커맨드부터 더 신경써서 던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염 감독의 임찬규를 향한 이런 기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LG 선발진에 변수들이 생기면서 임찬규가 선발로 던지는 시기는 더 길어질 전망. 향후 상황에 따라 안정감 있는 선발들이 더 많아진다면 스윙맨 등으로도 충분히 승수를 쌓을 수 있는 보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물론, 현재의 활약대로라면 임찬규가 스스로 꿰 찬 선발 한 자리에서 내려올 일은 없어 보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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