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기둥, 캡틴인 동시에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는 오지환(33)이 4타점으로 살아났다.
LG 트윈스가 4타점을 폭발시킨 오지환의 활약으로 키움 히어로즈를 잡고 3연패서 탈출했다. LG는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과의 정규시즌 경기서 9-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최근 3연패에서 탈출한 LG의 시즌 성적은 54경기 33승 1무 20패가 됐고, 승률은 0.623으로 소폭 뛰었다.
이날 중심타자 김현수가 슬럼프 탈출을 위해 휴식을 취한 가운데, 5월 동반 부진에 빠졌었던 오지환이 멀티히트 4타점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7번 유격수로 선발 오지환은 4회 초와 5회 초 각각 한 차례씩 도합 2방의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해결사로 맹활약했다.
오지환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89에 그치며 삼진만 13개를 당했던 부진을 이날 완전히 털어냈다. 경기 초중반 나온 2방의 적시타로 LG는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고, 직전 NC와의 시리즈 스윕으로 3연패를 당한 좋지 않았던 분위기를 완전히 반등시킬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귀중했던 오지환의 활약이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오지환은 3연패 과정에 오랜기간 선두를 유지하며 너무 잘 하려 했던 것에 대해 선수단 스스로 부담감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오지환은 “어떻게 보면 2승 4패라는 한 주의 성적이었지만, 지난 3연전에서 NC에게 힘들어했던 것 같고, 우리는 선두 팀이다 보니 거기에 대한 부담도 있었던 것 같다”면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제는 ‘조금 즐겁게 하자’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고 했다.
올 시즌 이날 경기 전에도 승패마진 +12를 기록하며 매우 뛰어난 시즌 성적을 기록 중이었던 LG다. 그러다 보니 최근 3연패의 충격이 더 크게 부각이 됐다. 오히려 외부에서 팀 사정을 더 걱정하는 시선들이 쏟아졌다.
거기에 대해 오지환은 “(선수들도) 걱정이 된다. 물론, 잘하고 있으면서 그런 (부진한) 모습이 더욱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면 그래도 아직 선두권에 있는 팀인데 너무 압박받으면서 하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도 너무 웃음기가 없어졌었다”며 지나치게 몰렸던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지환은 “선수들은 그 안에서 너무 집중하면서 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으니까 선수들 각자가 다 자기 탓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기에 가장 첫 번째로 돌아와서 그냥 ‘우리는 잘 하고 있고, 한 주 시작하는데 많이 웃자, 형부터 그렇게 할테니까 그렇게 가자’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캡틴으로서 이번 주 일정을 시작할 때 선수단에 당부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실 오지환은 4월 타율 0.298/14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5월 이후 타율이 0.221로 급락했다. 이 기간 장타율도 0.263까지 떨어졌다. 5월 이후 기록 중인 장타는 2루타 2개와 3루타 1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날 오지환은 2회 초 첫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오지환은 이후 잡은 기회들은 놓치지 않았다.
4회 초 이닝 선두타자 오스틴이 이번엔 우익수 왼쪽 방면의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타자 박동원도 내야를 꿰뚫는 좌중간 방면의 안타를 때려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 득점 찬스에서 오지환이 타석에 들어섰고, 2루수와 유격수 간을 꿰뚫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어 오지환은 5회 초 2사 후 박동원의 안타-문보경의 2루타로 만든 2,3루 기회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요키시를 강판시키고 스코어를 6-0으로 벌리며 이날 승부 흐름을 완전히 LG쪽으로 가져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길어지는 슬럼프에 고민은 없었을까. 그 질문에 오지환은 담담한 표정으로 “모르겠다. 내 느낌으로는 괜찮았다. 아무래도 팀이 워낙 잘 치고 있고 또 안 좋은 선수들이 있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고 자연스레 말이 많아진 것 같다”면서 “그러다보니 나도 이제 신경을 쓰게 되고 도와주려고 주위에서 도와주려고 하는 그런 말들이 선수 입장에선 힘들 수 있지 않나. 그랬던 것 같다”며 오히려 외부의 시선들이나 걱정, 우려들에 더 신경에 쓰였던 내심을 전하기도 했다.
5월 뜨거웠던 팀 동료들과도 대화를 많이 했다. 오지환은 “그래도 안 좋았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얘기를 많이 했다. (박)동원이와 (홍)창기가 좋았고, (문)성주도 좋아서 대화를 많이 했었다”면서 “‘뭘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마음으로 치냐’ 같은 걸 많이 물어봤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박동원이 해줬던 조언이 오지환의 기억에 남았다.
“(박)동원이 같은 경우는 이제 내게 ‘어려운 코스를 너무 막 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려운 코스를 쳐서 잘 되길 바라는 건 사실 그런 것 같다’고 말을 해주더라. 오히려 볼을 많이 보면서 내가 칠 수 있는 공과 타이밍에 쳐야 하는데 유리한 볼카운트에 어려운 공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많이 도움이 됐다. 특히 찬스 상황이면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 박동원의 조언으로 배드볼히터였던 자신을 반성한 오지환의 말이다.
모처럼 타점을 많이 올리며 해결사로 활약했다. 타점을 올린 상황에는 문보경과의 에피소드도 있었다. 바로 4회 초 무사 1,2루에서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만들어지면서 오지환이 해결사가 될 판이 깔린 것이다.
미소를 먼저 지은 오지환은 “긴장이 됐었다. 대기 타석에서 분명 보경이를 봤는데 (희생번트) 사인이 안나왔다. 그런데 (문)보경이가 직접 대더라. 그리고 치고 들어오니까 보경이가 ‘폭탄 돌려서 죄송합니다’라고 얘기를 하더라”면서 “보경이 입장에선 잘 선택을 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내가 안 좋을 걸 걔도 알고 있으니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는데, ‘괜찮아 너 때문에 내가 타점 올려도 좋지’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다”며 둘간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부담은 있었지만 결국 베테랑의 경험으로 상대 선발 투수 에릭 요키시의 노림수를 제대로 읽었다.
오지환은 “(요키시 상대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경험이라는 게 무서운게, 점점 구종들이 배트에 맞아가는 게 느껴졌고 커트하다보니 이제 체인지업이나 직구 계열이 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타이밍이 맞았다”며 먼저 4회 7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한 첫 번째 적시타를 설명한 이후 “그 다음에는 이번에는 직구(계열)가 (앞 타석에서) 맞았으니까 오히려 변화구를 던지겠지라고 예상했고 (첫 번째 예측한 공이 아닌) 커브였지만 어느 정도 변화구를 생각하고 있어서 초구부터 바로 쳤던 게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날의 두 번의 적시타 상황 게임 전략을 전했다.
지난 시즌 2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냈다. 그렇기에 아직 마수걸이홈런이 나오지 않은 올 시즌에 대해 스스로 부담감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완전한 몸 상태에서 100%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우선이다.
오지환은 “작년에 좋았고 홈런도 많이 나왔으니까 ‘(작년처럼)그렇게 가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초반에 갈비뼈 통증도 오고 (미세)근육도 찢어지고 하니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더라”면서 “지금도 확실한 몸상태는 아니고 신경이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는 완주해야 하니까. 그럼에도 다행인 내가 못 치고 있는데도 팀이 이기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던 그런 생각이 있었다”며 자신의 그간의 몸 상태와 마음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제는 6일 활약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싶다. 오지환은 “확실히 이제 여름이 되고 (더) 괜찮아지면 ‘내가 조금 쳐야겠다’는 그런 압박감은 늘 있었다”면서 “사실 동생들도 그러고 선배들에게 기대는 그런 것이 있지 않나. 오늘을 기점으로 그런 생각이 계속 들더라. 계속 해결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앞으로)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LG가 워낙 승승장구하는 시즌이다보니 개인의 부진이 더 부각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캡틴은 끝으로 최근 3연패로 우려가 컸던 팬들에게도 선수단의 노력과 자신감을 전했다.
오지환은 “경기 전 기록을 보니까 (승패마진이) +12더라. 오늘 이기고 +13이 됐다. 정말 잘 하고 있는 것인다. 그러니까 팬들도 아쉬울 수 있으시겠지만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혹여나 걱정했던 팬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