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갖다오고 나서) 1군 선배들과 싸울 배짱이 생긴 것 같다. 즐기겠다.”
12일 군 복무를 마치고 첫 선발등판을 앞둔 이상영(LG 트윈스)이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상영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부산고등학교 출신 이상영은 2019년 LG의 지명을 받은 좌완투수다. 193cm, 88kg의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구속 140km 후반대의 패스트볼이 강점으로 꼽히며, 프로 1군 통산 24경기(선발 9번)에서 52.2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그해 12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이상영은 즉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22시즌 22경기(119.2이닝)에서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올렸다. 다승 부문 공동 1위였으며, 평균자책점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9경기(51.1이닝)에 출전해 8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마크했다. 이후 그는 12일 군복무를 마쳤고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13일 잠실 삼성전(LG 2-1 승)이 열리기 전 만난 이상영은 먼저 상무 시절 좋은 성적에 대해 “제가 선발투수다 보니 이닝을 길게 끌고 간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상무 선수들이 워낙 강해 점수를 줘도 (득점) 지원을 해주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오버핸드 투수였던 그는 군 복무 기간 팔 각도를 내렸다. 본인 스스로 “스리쿼터”라고 할 정도. 이상영은 “팔을 내린 것이 저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옛날부터 내리고 싶었는데 상무에서 발전할 수 있고, 던질 기회가 많으니 과감하게 내렸다. (상무 시절) 우타자에게는 몸쪽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서 (반응을) 확인했는데, 1군에서 한 번 던져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상영이 이처럼 투구 폼을 바꾼 이유에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조쉬 헤이더(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존재도 한 몫을 했다. 스리쿼터로 볼을 뿌리는 좌완 헤이더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2017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까지 288경기(332.1이닝)에서 18승 18패 132세이브 39홀드 평균자책점 2.71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상영은 “헤이더를 좋아해서 폼을 많이 따라했다. 그래서 확실히 (팔을) 내린 것 같다”며 “지난해 5월까지 원래 폼으로 던졌는데 너무 안 좋아서 그 계기로 바꿨다. 제가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폼으로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상영의 이번 선발 출격은 요 근래 도드라진 LG 토종 선발진의 부진과도 연관이 있다. 개막 전 3선발로 낙점을 받았던 좌완 김윤식(3승 4패 평균자책점 5.29)은 슬럼프에 빠진 끝에 9일 2군으로 내려갔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이민호(2패 평균자책점 3.95) 역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임찬규(5승 1패 평균자책점 2.89)가 그동안 제 몫을 해줬지만, 6월 평균자책점 6.97로 최근 주춤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이상영의 보직을 4선발로 확정하며 “충분히 기회를 줄 것이다. 한 달 동안 기회를 줄 것”이라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상영은 “(염경엽) 감독님께서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바로 선발로 던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잘 던져야 제 자리도 생기고 감독님께 믿음도 드릴 수 있다. 잘 던져야 모든 것이 좋아질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볼넷을 주지 말라고 하셨다. 당당하게 던지라고 하셔서, 그런 부분을 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 복무 기간이) 제구력이나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군대 가기 전에는 마운드에서 소심하고 자신감도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던지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1군 선배님들하고 싸울 수 있는 배짱이 생긴 것 같다”고 호기롭게 말한 이상영. 그는 또한 당찬 포부도 전했다.
“제가 잘 하면 (4선발이) 제 자리가 되는 것이다. 즐기겠다. 잘할 생각만 하고 있다”. 이상영의 말이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