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잊힌 이름이 되어가는 것일까.
염경엽 LG 감독은 13일 삼성전을 앞두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제 올라 올 선수는 다 올라왔다.”
필승조의 핵심인 이정용이 다시 합류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불펜이 이제 구성을 마쳤다는 소리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해석해 보면 대단히 무서운 말이 될 수 있다. 다른 2군 선수들은 이미 주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 2군엔 서건창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염 감독은 어떻게든 서건창을 살려 써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자신도 있다고 했다. 200안타 시절의 메커니즘만 찾을 수 있다면 2루수로서 최소 0.280을 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염 감독은 서건창의 200안타를 함께 한 지도자다.
하지만 서건창은 스승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은 2할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고 공격이 안 풀려서인지 수비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1군에서 버티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
타율이 0.222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은 0.417로 수준급이지만 장타율은 0.222에 머물러 있다. OPS가 0.6대에 그치고 있다.
그 사이 염경엽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테스트하고 있다.
대주자 요원으로 쓰던 신민재가 주인공이다. 신민재는 내야수 출신이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외야수 전향을 꾀하고 있던 선수다.
하지만 2루에서 제법 잘 버텨내며 눈도장을 받고 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3할대 타율(0.340)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서건창이 2군으로 가며 김민성과 신민재가 2루를 나누고 있는데 최근에는 김민성보다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염 감독은 “신민재를 테스트하고 있다. 컨택트 능력이 좋고 작전 수행도 잘한다. 수비가 아직 다소 거친 부분이 있지만 훈련과 실전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기회를 줘 볼 생각이다. 서건창이 안 되는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서건창이 끝까지 자신의 폼을 되찾지 못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염 감독의 구상에서 조금씩 서건창이 지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기의 계절을 겪고 있는 서건창이다. 서건창에게 주어진 숙제는 200안타 타격 폼 속에서 타격의 기본을 다시 살리는 것이다.
서건창이 숙제를 해결하며 LG 2루의 주인이 자신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시간은 절대 서건창의 편이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