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장인’인데 이 악물고 콘택트…베어스 천재 유격수 “후배들 득점권 부담감, 내가 풀고 싶었다.”

두산 베어스 ‘천재 유격수’가 결국 해결사였다. 두산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가 승부처에서 만든 결승타로 팀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후배들의 득점권 부담감을 풀어 주고 싶었던 김재호의 절실함이 빛난 장면이었다.

두산은 6월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4연패에서 탈출한 두산은 시즌 31승 1무 33패로 다시 키움을 제치고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날 두산은 4연패를 끊고자 토종 에이스 곽빈을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은 1회 말 1사 뒤 연속 안타로 맞이한 1사 1, 2루 위기에서 곽빈이 이원석과 임병욱을 각각 삼진과 뜬공으로 잡아내 위기에서 탈출했다.

두산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가 6월 23일 고척 키움전 7회 초 결승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고척)=두산 베어스

두산은 3회 초 선취 득점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재호가 상대 선발 투수 장재영의 2구째 145km/h 속구를 공략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렸다. 하지만, 두산은 상대 폭투를 틈 타 김재호가 3루를 지나 과감히 홈까지 쇄도했음에도 태그아웃으로 허망하게 기회를 날렸다.

그래도 선취 득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4회 초 김재환의 볼넷과 강승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양석환의 선제 좌전 적시타가 나왔다.

두산은 5회 말 동점을 내줬다. 5회 말 1사 뒤 임지열에게 2루타를 맞은 두산은 이어진 2사 3루 상황에서 폭투로 허망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은 6회까지 109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로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두산은 곽빈의 승리를 위해 7회 초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7회 초 선두타자 양석환의 2루타와 상대 포일로 만든 1사 3루 기회를 맞이했다. ‘희생 장인’ 김재호가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바뀐 투수 하영민의 5구째 141km/h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으로 빠지는 깔끔한 적시타를 날렸다.

한 점 차 리드를 잡은 두산은 7회 말 구원 등판한 이영하가 흔들리면서 무사 만루 절체절명 위기를 맞이했다. 정철원이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임지열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비디오 판독 번복을 통한 스리피트 아웃 판정이 나와 극적으로 동점을 막았다. 정철원은 이어 김혜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곽빈의 승리 요건을 지켰다.

두산은 9회 말 마지막 위기에 처했다.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2사 뒤 김동헌과 임지열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2사 1, 2루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홍건희는 후속타자 김혜성을 초구 1루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매듭지었다.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6월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수비에 임하고 있다. 사진(고척)=두산 베어스

경기 뒤 이승엽 감독은 “선발 투수 곽빈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곽빈의 호투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 위기에서 허경민과 양의지가 좋은 수비로 승기를 가져왔고 정철원도 흐름을 잘 지켜냈다. 승부처 상황을 결정지으며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준 김재호 역시 칭찬한다”라고 전했다.

김재호도 팀 4연패 탈출을 도우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재호는 “3회 홈 쇄도가 아웃돼 너무 아쉬웠다. 코치님 사인을 보고 우선 달렸는데 순간 무리한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최근 연패 기간 팀 공격이 잘 안 풀려서 선취 득점을 만들고 싶단 생각에 오버페이스가 나온 느낌이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그래도 7회 초 결승타는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재호는 “최근 득점권 상황에서 희생 뜬공을 못 쳐서 팀에 정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아무래도 팀 타선 전체가 득점권 상황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분위기가 전염이 되는 듯이 힘들었는데 어쨌든 후배들의 득점권 부담감을 내가 풀어주고 싶었다. 어떻게든 최대한 투수 쪽 방향으로 콘택트만 하자고 생각했다. 다행이 운 좋게 안타로 이어졌다”라며 미소 지었다.

최근 두산은 야수진의 타격과 수비가 모두 흔들리는 분위기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중요해졌다.

김재호는 “후배들이 하나씩 부족한 점이 나오니까 전반적으로 야수진 구성이 불안정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특히 유격수 자리에선 나를 포함해 경쟁 구도가 계속 이어지는 듯싶다. 팀 타선이 안 풀리니까 다들 마음이 급해지는 게 보인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어떻게든 하나씩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서로 잡아야 한다. 나도 주어진 상황에 더 집중해서 팀 승리를 위해 어떻게든 희생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척(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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