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와 최희서가 9년 만에 재회한 작품 ‘나무 위의 군대’가 현시대에 울림을 선사한다.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박용호 프로듀서, 민새롬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용준, 이도엽, 손석구, 최희서가 참석했다.
‘나무 위의 군대’는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나무 위의 맞물리지 않는 두 병사에게 투영하여 감각적이고 솔직하게 그려냈다.
캐스팅 포인트에 대해 연출은 “기가 막힌 캐스팅이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서로 다른 나라에 대한 커다란 믿음이 필요한데 이도엽 상관은 유리처럼 깨지는 걸 섬세하게 그렸고, 김용준 상관은 커다란 뚝배기가 깨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손석구 배우는 이 섬을 나라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배신감을 느끼고 추락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줘야 했는데 그걸 섬세하게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또 “여자 역 최희서 씨는 이 극을 왜 봐야하는지 주제를 탑재한 인물이다. 주제 해석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했다. 통찰력이 있어서 그런 면에서 좋은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매체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손석구와 최희서 배우를 향한 연기도 칭찬했다. 연출은 “매체 연기와 무대 연기의 차이에 대해 느끼시는 바가 있겠지만, 저는 작업하면서 같은 이야기를 다루는 예술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닮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매체 연기를 많이 해봤던 손석구, 최희서 배우를 만나면서 무대에서 접근한 적 없는 미시적인 시각들, 심리적인 변화라던지 동선이라던지. 이런 접근이 무대 연기에 익숙한 연출에게 촘촘한 연출로 다가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짧은 호흡으로 디테일하게 쌓아가서 그렇지 않나 싶다. 제가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무대를 제약으로 연기했던 기억이 없고 의미를 다채롭게 생성할 수 있을까 접근해줬던 게 좋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손석구 역시 다르지 않다며 “‘범죄도시’라는 영화랑 ‘나무 위의 군대’가 뭐가 다르냐고 하면 이야기가 다르지. 영화고 연극이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똑같다. 다른 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건 있었다. 연극을 할 때 30대 초반에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었다. 매체는 생각이 없었다가 옮긴 이유가 있다. 제가 감독에게 그런 말을 했다. ‘사랑을 속삭이려면 저한테 마이크를 주지 왜 가짜 연기를 시키냐’고 한 적 있다. 저의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 다시 왔을 때 가능한지 궁금했다. 저는 똑같이 하고 라이브 관객이 있지만, 촬영장에서 촬영 감독님이 반응하는 게 똑같다”라고 설명했다.
손석구는 “간만에 연극하면서 보니까 도엽 형님 말처럼 잘 안 들리는 구간이 있으면 마이크 하면 되고, 근데 후시 녹음이 안 돼서 잘 안 들릴 수도 있지만. 그래서 연습을 하는 것 같다. 많은 질문을 받는다. 뭐가 다른지. 저는 뭐가 달라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점은 신병 캐릭터가 제가 해온 역할들과 다르다. 정서적으로 맑고, 나이로도 순수한 사람이다 보니까 그게 조금 괴리가 커서 저처럼 때 묻은 사람이 순수한 사람을 연기할 수 있을까는 있지만, 매체는 생각 안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연출은 ‘관객들에게 작품의 배경지식을 어떻게 전달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작업하면서 가장크게 고민한 부분이었다. 일단은 작가의 전작도 그렇지만, 전쟁 이야기를 하지만 다큐멘터리적으로 배워야한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이해했다. 알고 있는 정보가 많다면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지만 모르더라도 일상을 살고 있는 보편의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럼에도 작가가 말한 배경지식이 있죠. 오키나와는 일본에게 응답 받아야할 이야기가 많다. 여전히 패전의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방치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관객들이 공부를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공부한다면 신병이 상관에게 왜 응답받고 믿으려고 했는지. 그런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공부하고 본다면 작품의 다른 이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배경이 없어도 삶의 구석 구석 믿음의 전투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일 수도 있고, 삶의 전부를 가지고 살지 않나. 전쟁이 비극인 이유는 살육이 있지만 아군이 우리가 얼마나 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는게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무 위의 군대’는 일본 문학의 거장, 작가 故이노우에 히사시의 원안을 극작가 호라이류타와 연출가 쿠리야마 타미야가 합작해 완성한 작품으로, 2013년 4월 5일 도쿄 분카무라 시어터 코쿤에서 초연됐다. 지난 6월 20일부터 오는 8월 12일까지 개최된다.
MK스포츠 김나영 knyy1@
[마곡동(서울)=김나영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