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00% 아니에요. 그러나 이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게 즐거워요.”
KT 위즈 박병호(37)는 지난달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진 건 아니지만,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박병호는 이후 한동안 경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2군으로 내려가 재활을 하거나 그렇지 않았다. 팀에 남았다. 대타로 나서 어떻게 해서든 팀에 힘을 주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에게 휴식을 권했지만, 박병호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리고 8월 31일 수원 홈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13차전에 4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나섰다. 22일 만에 선발 라인업 복귀였다. 아직 수비까지 보는 건 무리지만 타격은 문제가 없었던 박병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8회말 5-4로 삼성이 맹추격하던 상황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쐐기 솔로 홈런을 때렸다. 시즌 11호. ‘역시 박병호’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경기 종료 후 만났던 박병호는 “팀이 중요한 경기를 계속하고 있다. 함께 하고 있었지만 대타로 밖에 나서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대타를 하면서도 감은 나쁘지 않았다”라며 “다른 선수들이 잘 채워줬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옆에서 봤다. 하루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병호가 빠졌을 때 오윤석과 문상철이 박병호의 공백을 메웠다. 특히 오윤석은 수비에서는 물론 공격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8월 한 달 동안 타율 0.328 21안타 3홈런 9타점 1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병호도 “오윤석, 문상철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 누구보다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기회가 생겼을 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옆에서 너무나 고마웠고 응원을 계속했다. 잘 되어 좋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으로 해줘 문제 된 부분이 없었다. 타격은 덤인데 너무 잘 쳤다. 활력소가 되어줘서 고맙다”라고 미소 지었다.
사실 KT는 쉽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냈다. 6월 2일 16승 2무 30패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 -14로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63승 47패 2무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한 단계, 한 단계씩 순위 반등을 이루더니 어느덧 1위를 넘보고 있다.
박병호는 “4월, 5월에는 많이 져 힘들었다. 타이트한 경기를 해도 이겨야 피로 회복이 된다”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타이트한 경기에서 이기고, 점수가 필요할 때 점수를 내고, 투수들이 막으니 느꼈을 것이다. ‘우리 조합이 좋아지고 있고, 선취점을 뺏겼다 하더라도 따라갈 수 있구나. 포기할 필요가 없구나’라는 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겼다. 덕분에 즐겁게 경기를 치르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지고 있어도 농담을 많이 하신다”라며 “이 선수들과 함게 하는 게 즐겁다. 날씨가 무더울 때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가져왔다. 누구나 이 분위기를 같이 하고 싶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병호는 “사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한 건 아니다. %로 말하기는 힘들다. 앞으로 경기를 하면서 좋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언제 아플지 모르지만, 타석에 설 때마다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