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혹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81-62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205cm 박진아의 괴력에 잠시 놀랐던 대한민국. 그러나 박지수(18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 3블록슛)를 중심으로 김단비(16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 강이슬(16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북한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었다.
결과를 떠나 경기 내부적으로 문제점이 많았던 북한전이었다. 특히 박진아에 대한 트랩 디펜스로 승기를 가져온 건 포인트였으나 박지수를 40분 가까이 쉬지 않고 출전시킨 건 분명 이해하기 힘들었다.
박지수는 이날 36분 19초를 쉬지 않고 뛰었다. 3쿼터 중반 4파울로 파울 트러블에 걸렸을 때, 4쿼터 5분경 오른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했을 때도 벤치 움직임은 없었다. 오히려 북한이 작전타임을 부른 후 박지수를 쉬게 한 대한민국 벤치다. 박지수는 벤치로 돌아온 후 곧바로 통증이 있었던 햄스트링 부위를 치료받았다.
박지수는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며 공식 인터뷰 내내 표정이 좋지 못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북한전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벤치의 선수 관리 방식은 단 1%도 이해할 수 없었다. 박지수는 전투적으로 경기에 임한 박진아를 비롯해 여러 북한 선수들과 강한 몸싸움을 펼쳤다. 그런데도 1초를 쉬지 못했다. 양인영, 진안을 동시 투입, 또 다른 트랩 디펜스로 시간을 벌 수 있었던 대한민국이지만 정 감독은 외면했다.
이른 시간에 걸린 파울 트러블에도 박지수를 교체하지 않은 건 무모했다. 결과적으로 박지수가 영리한 수비로 파울 아웃을 피했으나 대한민국 벤치가 굳이 모험할 이유는 없었다.
햄스트링 통증을 느꼈을 때 곧바로 교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박지수는 통증을 느낀 후 1분 이상 뛰어다닌 뒤 북한의 작전타임으로 교체될 수 있었다. 만약 경기 도중 문제가 심각해졌다면 강한 비난을 받았어야 할 대한민국 벤치다.
이러한 장면으로 볼 때 정 감독이 박지수가 없을 때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박지수의 휴식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수비 전술, 패턴 등 다양한 방법을 준비했어야 했다. 이를 위한 준비 시간도 충분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파울 트러블, 햄스트링 통증 등 2번의 장면에서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북한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 로숙영, 박진아 역시 40분 풀타임 출전했으나 그들은 두 선수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 더불어 북한은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이해 못 할 일이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다. 박지수를 로숙영, 박진아와 같은 기준으로 지켜볼 이유도, 필요도 없다.
박지수의 햄스트링 문제가 생각보다 크다면 대한민국 입장에선 금메달은커녕 동메달 가능성도 크게 떨어진다. 그만큼 대표팀 내 영향력이 대단한 선수다. 아무리 좋은 선수도 관리가 부실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그리고 정 감독이 북한전에서 보여준 선수 기용 방식, 선수 관리 방식은 북한과 다를 바 없었다.
박지수의 햄스트링 문제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해도 정 감독이 보여준 북한전에서의 선수 관리 능력은 충분히 문제가 많았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