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1분, 1초, 너무 소중하네요.” 안권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별을 망각하고 싶다

10월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안권수는 잠실구장을 마치 자신의 눈으로 소장하려는 듯 긴 시간 동안 응시했다. 무언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담긴 느낌이었다.

“KBO리그 생활을 시작한 팀이 두산 베어스인데 오늘이 올 시즌 마지막 잠실 두산전이니까요. 오늘 유독 감정이 남다릅니다.”

안권수는 두산 베테랑 투수 장원준과도 그라운드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잠실뿐만 아니라 이천에서도 오랜 기간 얼굴을 봤던 정이 있는 사이다. 서로 안부를 물으며 안권수의 미래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롯데 외야수 안권수.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롯데 외야수 안권수가 10월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두산 베테랑 투수 장원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안권수는 1993년생 재일교포 3세로서 일본 와세다 대학을 나와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KBO리그 문을 두들긴 안권수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20시즌과 2021시즌엔 주로 1군 외야 백업 역할을 맡았던 안권수는 2022시즌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71안타/ 20타점/ 출루율 0.368로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군 문제가 안권수의 발목을 잡았다. 만약 2023년 한 시즌을 더 뛴 뒤에는 군 복무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KBO리그 생활 연장이 불투명했던 가운데 롯데가 안권수의 손을 잡았다.

안권수는 2023시즌 초반 롯데 주전 외야 한 자리를 꿰차 팀 호성적을 이끄는 돌풍을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팔꿈치 문제로 안권수가 부진에 빠진 뒤 팀 성적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즌 중간 팔꿈치 수술까지 받아 공백기가 더 길어진 가운데 롯데는 가을야구 5강 싸움과 더 멀어졌다.

안권수는 9월 들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시작했다. 9월 타율 0.348(23타수 8안타)를 기록한 안권수는 10월에도 월간 타율 0.344(32타수 11안타)로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중반 안권수의 부상 공백이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지는 결과다.

AG 떠나는 윤동희에게 장갑 건네준 안권수 “마지막일 줄 알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직전 안권수에게 장갑을 받았던 윤동희. 사진=김영구 기자

안권수도 남은 1경기, 1분, 1초가 너무나도 소중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떠난 팀 동료 윤동희에게 갑자기 자신의 장갑을 건네준 것도 혹여나 다시 보지 못할 수 있다는 마음에 나온 해프닝이었다.

윤동희는 “(안)권수 형이 대표팀에 가기 직전에 갑자기 자신의 장갑을 마치 유품처럼 나에게 주더라(웃음). 알고 보니까 대표팀에 가면 이제 못 보는 줄 알고 장갑을 준 듯싶다. 행운의 부적처럼 지니고 있어야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안권수 장갑이 정말 행운의 부적이 된 듯 윤동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롯데로 귀환했다. 안권수는 “대표팀 선수들이 다들 정말 잘하더라. (윤)동희에게도 내 장갑이 좋은 기운을 줬는지 모르겠다(웃음). 결과적으로 금메달을 따고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남은 일주일 정도 같이 뛸 수 있어서 더 기분 좋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올 시즌 종료 뒤 안권수와 롯데의 이별은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안권수는 이별을 잠시 망각하고 지금 주어진 순간에 모든 걸 후회 없이 다 쏟아 붓고자 한다.

안권수는 “지금 미래의 일을 생각할 필요가 없지 않나. 그런 건 잠시 잊으려고 한다. 내가 열심히 안 하면 그게 동료들에게 그대로 전달이 된다. 무조건 마지막 순간까지 열심히 뛰려고 한다. 남은 1경기, 1분, 1초 팀 동료들과 함께 하는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한국에 와서 정말 행복한 경험만 쌓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롯데 팬들에게 내가 얼마나 이 구단을 사랑하는지를 남은 시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롯데 외야수 안권수. 사진=천정환 기자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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