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타자가 있다면, 최악의 타자도 있는 법이다.
메이저리그 각 포지션별 최악의 타자를 선정하는 ‘실망슬러거’ 시상식이 올해도 돌아왔다.
언젠가 이 상이 ‘실버슬러거’와 함께 리그 타격 개인상의 양대 산맥으로 우뚝 설 날이 오기만을 바라며 이번 년도 수상자들을 공개한다.
300타석 이상 출전한 선수들이 수상 대상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모두 합한 OPS를 기준으로 삼았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경우 대표 포지션을 수상 기준으로 잡았다.
유틸리티 부문을 신설한 실버슬러거와 달리, 실망슬러거는 포지션별 수상자만 정하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자칫 특정 선수를 두 번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300타석 이상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검증된 타자라는 뜻이니 수상 결과에 대해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말기를. 근사한 트로피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본 기자를 찾아온다면 빈손으로 돌려보내지는 않겠다.
서론이 길었다. 빨리 수상자들을 만나보자.
마이애미 포수 닉 포르테스는 2023시즌 108경기 출전하며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다. 타석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0.562의 OPS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포수의 방망이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의 타격은 조금 아쉬웠다.
바스케스는 이번 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며 0.598의 OPS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통산 OPS가 0.684로 타격 능력이 그렇게 나쁜 포수는 아니었는데 이번 시즌 타석에서 아쉬웠다. 지난해 기록(0.714)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마이애미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은 구리엘은 108경기에서 329타석을 소화하며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OPS 0.663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1년 0.846의 OPS를 찍었던 그이지만, 이후 2년 연속 6할대에 머물렀다.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프래토는 이번 시즌 95경기에 출전, 0.660의 OPS를 기록했다. 2021년 퓨처스게임에 나설 정도로 기대를 많이 모았던 유망주이지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1루수로 가장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기에 1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출신인 튜랑은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친 끝에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했다. 수비에서는 준수한 활약 보여줬지만, 타석은 아쉬움이 남았다. 137경기에서 OPS 0.585에 그쳤다. 26개의 도루를 기록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베테랑 좌익수 겸 2루수 토니 켐프는 통산 OPS가 0.677일 정도로 타격이 주무기인 선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유난히 못했다. 124경기에서 OPS 0.607 기록하며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OPS 기록했다.
베테랑 내야수 웬들은 한때 올스타에도 뽑히며 좋은 시절을 보냈지만, 이번 시즌은 타석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12경기에 나섰으나 0.554의 OPS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조정 OPS(OPS+)는 50에 그쳤다.
앨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중 하나로 기억될 2023시즌 오클랜드에서 유격수를 맡았다. 106경기에서 OPS 0.550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역사적으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팀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마이애미로 이적한 세구라는 2023시즌 85경기에서 OPS 0.556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악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결국 클리블랜드 가디언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바로 방출됐다. 연봉 처분용 트레이드 대상이 된 것.
피터슨은 트레이드로 애리조나로 이적한 뒤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기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그 과정은 암울 그 자체였다. 시즌 OPS 0.611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아메리칸리그 팀인 오클랜드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아메리칸리그 수상자로 분류됐다.
도일은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중견수 골드글러브에 선정되며 수비력은 인정받았지만, 타석에서는 OPS 0.593을 기록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배지환도 폭발적인 스피드 하나는 최고였지만, OPS 0.608로 외야수중에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개인적인 악감정은 없다. 믿어달라). 콜은 워싱턴의 주전 중견수로 기회를 잡았으나 타석에서는 OPS 0.614로 아쉬움이 남았다.
빅리그 데뷔 2년차 ‘슈퍼 유틸리티’로 기용된 카브레라는 OPS 0.574를 기록하며 ‘2년차 징크스’를 제대로 경험했다. 골드글러브 출신 외야수 스트로는 OPS 0.597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할대 OPS를 벗어나지 못했다. 데뷔 3년차 외야수 쉬츠는 OPS 0.599로 데뷔 이후 가장 나쁜 성적 기록했다.
콜로라도와 7년 1억 8200만 달러 계약의 두 번째 해를 보낸 브라이언트는 80경기에서 335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이것도 그나마 지난 시즌(42경기 160타석)보다는 많은 성적이다. 결과는 아쉬웠다. OPS 0.680에 그쳤다. 지명타자보다 외야수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내셔널리그 지명타자에 마땅한 수상 후보가 없어 그에게 영광의(?) 트로피를 안겨주기로 했다.
카브레라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OPS 0.675로 지난 시즌(0.622)보다는 나은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중에는 아쉬운 성적이었다. 그냥 은퇴 선물 정도로 받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뉴욕(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