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핵이 돌아와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1-2 역전 패배를 당했다.
전반전 45분까지는 결점 없이 완벽했다. 그러나 후반전 45분은 전혀 다른 팀이 되어 있었다. 지킬 앤 하이드도 이 정도는 아니다. 결국 토트넘은 또 한 번 뒷심 부족에 울었다.
토트넘의 올 시즌 4패는 모두 역전 패배다. 첼시전 1-4 역전 패배를 시작으로 울버햄튼전 1-2, 아스톤 빌라전 1-2, 그리고 이번 웨스트햄전까지 모두 역전당하며 무너졌다.
심지어 전부 1-0으로 앞서고 있다가 내준 패배이기에 더욱 아쉽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 및 부상, 그리고 퇴장 등 온갖 악재 끝에 나온 결과다.
개막 후 10경기 무패 행진을 달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토트넘의 뒷심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승리했기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첼시전을 기점으로 토트넘이 가진 모든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조’는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매 경기 1-0으로 리드했음에도 5승을 거두지 못한 팀이자 홈 3연패를 당한 팀”이라고 설명했다.
웨스트햄전은 그나마 다를 것이라고 예상됐다. 직전 맨체스터 시티 원정서 극적인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더불어 반더벤과 함께 중앙 수비의 핵이었던 로메로가 퇴장 징계를 끝내고 돌아왔다.
그동안 정통 중앙 수비수의 부족 문제로 풀백 수비수들을 임시로 중앙에 배치하는 등 수비 라인 갖추기에 고전했던 토트넘이다. 그러나 로메로가 있어 이러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로메로의 수비력은 눈부셨다. 그리고 전반 11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 헤더골까지 터뜨렸다. 두 손을 모아 홈 팬들에게 사죄하는 세리머니까지 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로메로가 문제가 아니었다. 보웬에게 내준 후반 첫 실점은 불운에 가까웠으나 워드 프라우스에게 내준 역전골은 선수들의 전체적인 집중력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74분 우도기가 비카리오에게 건넨 패스는 형편없었다. 전반과 달리 후반부터 체력 저하와 집중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던 그가 끝내 사고를 쳤다. 비카리오가 간신히 볼을 쳐내기는 했으나 웨스트햄 공격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워드 프라우스가 빈 골문으로 볼을 밀어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토트넘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결국 시즌 중반에 접어드는 현시점에 나타나고 있다. 얇은 로스터는 유럽 대항전 및 리그컵 ‘광탈’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으나 부상 공백이 커지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이로 인해 후반 경기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체 자원이 없다는 것이다.
비카리오의 슈퍼 세이브, 그리고 로메로와 반더벤의 탄탄한 수비에 가려졌던 후방 불안도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여러모로 토트넘에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후반 득점력이 크게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손흥민이 최전방에 배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임시방편이다.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 매디슨마저 복귀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결국 득점력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합류해야만 손흥민은 물론 토트넘 역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개막 10경기 무패 행진 후 5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토트넘. 후반 뒷심 부족 문제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그들의 부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