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끝나고 한 단계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원 위치 된 것 같네요.”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팀의 주전 세터 이윤정을 두고 남긴 말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 시즌 1위 흥국생명을 상대로 V-리그 최초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달성한 도로공사. 0%의 기적을 쓰며 V2를 달성하며 배구 팬들에게 짜릿함을 선물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이탈이 많았다. 주포 박정아가 페퍼저축은행으로,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GS칼텍스로 떠났다. 모두 FA 이적. 대신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와 187cm 신인 유망주 미들블로커 김세빈이 합류하고 또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박은지와 아웃사이드 히터 고의정이 수혈됐다. 전력에 변화가 크다.
지난 25일 전반기가 끝난 가운데 도로공사의 성적은 승점 16점(5승 13패)으로 6위.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위 GS칼텍스(승점 34점 12승 6패)와 승점 차는 18점, 4위 IBK기업은행(승점 28점 10승 8패)과 승점 차도 12점 차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힘이 부치는 모습이고, 타나차의 활약도 아쉬움이 크다. “타나차는 기복이 있고, 부키리치는 시즌 전에 보여줬던 모습보다 발전 속도가 더디다. 경험이 적어 그런 것일 수도 있다”라는 게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말.
또 주전 세터 이윤정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보였다. 실업팀 수원시청에 뛰다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도로공사 지명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윤정. 2021-22시즌 V-리그 최초 중고 신인왕을 수상하고 지난 시즌에는 도로공사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지휘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을 다친 것. 발목 부상으로 컵대회도 나서지 못했다. 비시즌에 발목, 무릎을 모두 다친 것. 이윤정을 빼면 세터가 박은지밖에 없었던 도로공사는 시작부터 위기였다.
다행히 1라운드 네 번째 경기 IBK기업은행전부터 코트를 쭉 밟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김종민 감독이 원하는 토스나 경기 운영이 나오지 않는 모습.
1라운드 세트당 평균 10.692세트, 2라운드 세트당 평균 10.292세트로 나쁘지 않았으나 3라운드 세트당 평균 9.864개로 떨어졌다. 도로공사의 팀 평균 세트 순위는 12.5개로 리그 최하위. 프로 3년차라 하더라도 후배 박은지를 끌고 가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이윤정이기에, 어쩌면 가혹한 수 있지만 이겨내야 한다.
지난 25일 만났던 김종민 감독은 “윤정이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성장하고 한 단계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팀에 처음 왔던 그 순간으로 원위치가 된 것 같다. 무릎 부상 있기 전까지는 좋았는데….”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시즌 시작 전부터 선수 구성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세터라면 경기를 잘 풀어갈 줄 알아야 한다. 세터 포지션은 생각도 많이 해야 하고, 연구도 많이 해야 하는 자리다. 항상 이야기도 하고, 혼도 많이 나지만 잘 버텨주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라고 이윤정이 더 살아나기를 바랐다.
도로공사가 원하는 팀플레이와 원활한 공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윤정이 흔들리지 않고 팀에 힘을 주는 게 필요하다.
이윤정은 김종민 감독이 바라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한편, 도로공사는 오는 2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경기를 가진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