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팀(NC 다이노스 1군)에 올라간다면 어느 상황과 마주하더라도 내 공을 자신있게 던져보고 싶어요.”
인터뷰 전까지만 하더라도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지만, 야구 이야기가 시작되자 진지함이 묻어나왔다. 야구에 대한 진심과 큰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들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NC 전루건의 이야기다.
충암중, 부천고 출신이자, 위력적인 패스트볼이 강점으로 꼽히는 우완 전루건은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2022시즌에는 1군 9경기에 출전해 승, 패 없이 평균자책점 19.29(9.1이닝 20실점)의 성적표를 써냈다.
특히 전루건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2020~2021년 지금은 해체된 제6포병여단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는데, 그의 보직은 ‘조리병’이었다.
최근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전루건은 이때를 돌아보며 “재미있었다. 색다른 경험이었고, 음식을 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실 운동하기에는 쉽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짬짬이 시간 날 때마다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많이 했다.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요리라는 새 기술을 얻게 된 그는 올해 초 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고. 전루건은 “올해 2군 스프링캠프 때 (심)창민이 형, (김)진호 형, (소)이현이 형을 초대했다. 제육볶음과 소고기 무국, 애호박전, 오징어 진미채를 만들었다. 다들 맛있다고 하면서 먹었는데, 군대에서 먹던 맛이 생각난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2022시즌이 끝나고 많은 변화와 마주해야 한 전루건이다. 자유계약(FA)을 통해 두산으로 이적한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NC 유니폼을 입게 된 것. 단 워낙 유쾌한 성격을 보유했고, NC 구성원들의 도움마저 더해지며 순조롭게 적응했다.
그는 “제가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을 어려워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친해지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며 “당시 C팀(NC 2군) 매니저였던 조대오 매니저(현 NC 홍보팀 매니저)와 더불어 구단 관계자 분들이 모두 반겨주셨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물론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이적 후 곧바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어깨 부상이 전루건의 발목을 잡았다. 큰 좌절감이 들었지만, 그는 ‘개명’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다. 원래 이름은 전창민이었다.
전루건은 “NC에 와서 첫 1군 캠프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조금씩 아팠던 부분이 있었다. 결국 공백기를 가지게 됐는데,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면서 “부모님께 이야기 했고, (손)아섭 선배님이 하신 곳에서 상담해 바로 진행했다. 마음이 편해지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3년 몸 상태를 추스르는데 집중하며 퓨처스(2군)리그 9경기(2홀드 평균자책점 11.00)에만 나선 전루건은 올해 들어 한층 성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질적인 NC C팀의 마무리 투수로 출전하며 18경기(9일 경기 전 기준)에서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2.04(17.2이닝 4실점)를 올리고 있다.
구속 향상이 주된 원인이다. 올해 그는 꾸준히 패스트볼 구속 140km 중반대를 유지 중이다. 최고 구속은 149km다.
전루건은 “두산에 있을 때 선발투수도 해봤는데, 불펜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경기를 실점 없이 끝냈을 때는 뿌듯한 마음이 든다”면서 “구속이 145km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많은 코치님들도 도와주신다. 특히 ‘하체를 많이 못 쓰고 있다’며 지적해주셨다. 더 안정적으로 하체를 활용해 일정한 공을 던지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공교롭게 롤모델은 현재 NC의 클로저를 맡고 있는 이용찬이다. 전루건은 “신인 때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이용찬 선배님을 닮고 싶었다.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은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나도 그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게 되면 그렇게 공을 던지고 싶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최근 1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최우석, 임상현 등 후배들의 활약은 전루건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는 “후배들인데도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친구들”이라며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유롭게 물어보고 내 것으로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루건은 “올해 목표는 1군에 올라가는 것”이라며 “(두산에 있을 시기)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1군에 올라가 실점을 많이 했다. (올 시즌 중) 기회가 와 N팀에 올라간다면 어느 상황과 마주하더라도 내 공을 자신있게 던져보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마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