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충분히 아름다웠던 사자군단의 2024시즌,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지랴 [삼성 준우승]

그야말로 처절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몇 수 아래였는데, 그마저도 연이은 부상 비보로 100% 팀을 꾸리지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아름다운 투혼을 선보인 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에 5-7로 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 4패에 그친 삼성은 최종 2위로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올해 선전을 보인 삼성 선수단. 사진(광주)=김영구 기자
삼성을 이끈 박진만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비록 아쉽게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삼성은 올해 충분히 잘 싸웠다. 개막 전 꼴찌 후보로 꼽혔지만, 이를 비웃듯 정규시즌을 잘 헤쳐나갔다. 타선에서 이성규(타율 0.242 22홈런 57타점), 김영웅(타율 0.252 28홈런 79타점), 이재현(타율 0.260 14홈런 66타점), 윤정빈(타율 0.286 7홈런 20타점), 마운드에서는 좌완 이승현(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이 한층 성장했으며, 정식 사령탑 2년차를 맞이한 박진만 감독의 지휘력도 더욱 완숙해졌다. 허약한 불펜진이라는 분명한 약점이 있었지만, 185홈런으로 팀 홈런 1위에 오른 장타력을 앞세워 이를 상쇄했다. 그렇게 삼성은 78승 2무 64패를 기록, 2위에 오르며 당당히 가을야구 무대에 나섰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와 마주하게 됐다. 1선발 코너 시볼드와 더불어 필승조 최지광, 전천후 좌완 백정현이 모두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BO 통산 427세이브를 거둔 ‘끝판대장’ 오승환도 구위 저하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핵심 타자 구자욱은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2루 도루를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왼 무릎 부상을 당해 추후 경기들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은 삼성이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제압했다.

삼성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의 불운은 계속됐다. 1차전에서 6회초 김헌곤의 우월 솔로포로 1-0 리드를 잡았지만, 거센 비로 서스펜디드 선언되며 흐름이 꺾였다. 이후 이틀 뒤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호투하던 에이스 원태인을 쓸 수 없었던 삼성은 1-5 역전패를 당했다. 이어 맥이 풀린 삼성은 같은 날 진행된 2차전마저 3-8로 완패했다.

그러나 이런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삼성은 저력을 발휘했다. 홈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3차전을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의 쾌투 및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의 홈런을 앞세워 4-2 승리로 장식, KIA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승전고를 울린 삼성 선수단. 사진=김영구 기자

이후 삼성은 원태인의 어깨 부상 등 끊이지 않은 악재 속에 결국 4차전(2-9), 5차전을 내리 내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단 이들의 선전은 팬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 인근에서 만난 김포 거주 삼성 남성 팬 이수현(38) 씨는 아쉽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괜찮다. 이미 올 시즌 너무 행복했다”며 “야구가 더 이상 없다는 것만 아쉽다. 선수들에게 너무 잘 싸웠다 말해주고 싶다. 1년 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전했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1년 동안 캠프 때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됐는데, 선수들이 악착같이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모두 앞만 보고 달려 와줬다.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펜 보강 필요성을 느꼈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투수진의 안정감이 필요하더라. 선발진은 잘 꾸려가면서 좋은 선발 투수들이 활약했다. 불펜 투수들을 재정비해서 내년에도 성과 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삼성의 2024시즌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2022시즌 7위, 2023시즌 8위에 머물렀던 삼성 선수단은 올 한 해를 통해 분명 성장했다. 이들이 남긴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올해 경험으로 더욱 단단해질 사자군단이 내년에 어떤 성적표를 작성할 지 궁금해진다.

삼성은 2025시즌 어떤 행보를 보일까. 사진=김영구 기자

[광주=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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