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저와는 전혀 다른 뻔뻔한 동재...신기하면서도 부러워” [MK★인터뷰]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는 완벽하게 이준혁을 위한 작품이었다.

좋다고 말하기도 나쁘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서동재라는 인물은 그와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배우 이준혁이 연기했기에 더욱 흥미로웠고, 이런 흥미로움은 비호감과 호감의 경계를 걷는 서동재를 호감으로 이끌어 나갔다.

“사실 전 안 하고 싶었어요. 같은 배역을 또 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원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좋아하는 편이다 보니 이번에는 사양할까 싶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추진돼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언젠가부터 기사가 나기 시작하는데, 팬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그전까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원하면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시작하게 됐어요.”

사진=에이스팩토리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는 온전하게 팬들의 설득으로 이뤄진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동재가 ‘비밀의 숲’에서 주인공도 아닌 데다 캐릭터도 조금 이상하잖아요. ‘얘를 가지고 누가 봐’ 이런 생각이 있었고, 또 이런 사례도 많지 않았고요. 마니아층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얼마나 될지도 모르기에 걱정도 많았죠.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제작과정이 더 재밌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죠. 덕분에 이수연 작가님과 엄청난 전우애가 생겼다. 촬영 내내 회의를 하면서 만들어 가면서 썼어요. 이수연 작가님과는 ‘라이프’까지 합하면 4작품을 같이 하게 됐는데, 이번에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정말 단단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에 대한 모든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특히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안 계셨으면 못 했을 거 같다”고 말한 이준혁은 힘든 가운데서도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좋은 제작진과 배우, 동료를 만난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준혁이 거듭 고마움을 표현한 대상은 바로 시청자들이었다. 팬들 덕분에 시작한 ‘좋거나 나쁜 동재’인 만큼 보여주고 싶은 건 다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고, 덕분에 ‘비밀의 숲’ 속에서의 동재와는 또 다른 동재를 볼 수 있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았어요. 하면서도 너무 힘드니까 계속 후회했던 거 같아요. 내가 왜 동재를 한다고 해서… 대사는 많고, 춥고, 회의도 많았고 했지만, 그런 순간들이 많았기에 좋은 작품이 나왔고, 그랬기에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어요. 제작진들도 너무 좋았고요. 현장 가면 막내 스태프까지 동재를 좋아해주니, 힘을 받아서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좋거나 나쁜 동재’는 시즌2로 만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가 나온 거 자체가 팬들에 의해서이니, 필요하다면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사람들이 원해야지 나올 수 있는 거 같아요. 만약 아무도 안 보고 싶은데 나오는 건 조금 그렇잖아요. 다만 이번에 엔딩을 봤을 때 다음에 나올 동재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음에, 혹시나, 만약에 하게 되면 또 완전 새로운 느낌으로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느낌은 절대 아닐 거예요. 동재는 자기가 알아서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재는 검사를 하고 싶었던 인물인데, 동재가 새롭게 얻게 된 직함은 그의 천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동재’라는 캐릭터에 실망하기 보다는 자신과 너무 다르기에 그의 행동에 웃겼다고 말한 이준혁은 오히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지점으로 ‘압도적인 대사량’을 꼽았다.

“대본 보자마자 너무 많은 대사에 숨이 안 쉬어지고, ‘어떻게 하라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어요. 어떨때는 동재의 대사가 무려 12페이지나 되는데…심지어 그것도 편집된 거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작가님이 진짜 이걸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주셨나’ 싶었죠. 이 부분에 대해 말했더니 정작 작가님께서는 ‘하면 잘 하시잖아요’라고 하시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요. 동재의 성격이 이해 가는 건 사실 잘 모르겠고, 확실한 건 동재는 말이 너무 많아요.”

사진=에이스팩토리

이준혁에게 동재는 좋거나 나쁘기보다는 조금은 이상하고 독특한 사람에 가까웠다. “동재와는 거의 완벽하게 다르다”고 거듭 강조한 이준혁은 “동재만 보신 분들은 저를 사석에서 보면 오해할 때가 있다. 기분이 안 좋나 하시는 데 전혀 아니다”고 해명하기도.

“동재가 마음에 드는 점은 뻔뻔하다는 거예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떻게든 사회적 페르소나를 가지고 갈 수밖에 없는데, 동재는 어딘가 뻔뻔한 구석이 있짆아요. 그런 부분이 저는 좋더라고요. 그리고 무언가에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도 좀 신기했어요. 연기를 하면서도 ‘어쩜 동재는 이렇게 아이처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죠. 극중 동재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구나’라며 좋아하잖아요. 근데 저는 반대거든요. 압박감이 훨씬 더 먼저 오고, 거기서 해나가야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크거든요. 저와 달리 너무 좋아하는 동재를 보면서,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더라고요.”

이준혁이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좋았던 부분은 바로 함께 했던 ‘배우들’이었다. 함께 연기했던 선후배 배우들과의 케미에 대해 “정말 최고였다”고 밝게 웃은 이준혁은 “정말 좋았다. 어느 순간에는 배우에게 기댈 때가 생기는 데, 그럴 때마다 동료배우를 향한 존경심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고 고백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이 작품을 하면서 동료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이 어마어마하게 생겼어요. 제가 모든 걸 먼저 보는 위치가 됐잖아요. 대본을 먼저 보고 이걸 어떻게 살리지 했는데, 그걸 현장에서 살려주는 배우들을 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이걸 이렇게 소화해주고 표현해주는구나. ‘좋거나 나쁜 동재’는 함께 연기하는 배우의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특히 느꼈던 작품이었어요. 박성웅 형부터, 현봉식 배우, 정희태 선배 등등 함께 연기하면서 맞아가는 과정을 볼 때마다 정말 재밌었어요. 신인 배우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조금만 도와주면 맛이 살아날 때 드는 쾌감도 있었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많이 에너지를 받았던 것 같아요.”

한동안 장르물에서 자주 접했던 이준혁은 그의 이번에는 대놓고 그의 훈훈한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는 ‘로맨스 드라마’로 돌아온다.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이준혁은 훈훈한 비주얼과 탄탄한 근육, 환상적인 슈트핏에 어울리는 능력까지 갖춘 싱글대디 유은호로 분해 안방극장과 만날 예정이다.

“그동안 저에게 현장은 늘 공사판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실제로 공사판에서 촬영도 많이 찍었고요.(웃음) ‘비질 란테’를 찍을 때도 그랬고 ‘좋거나 나쁜 동재’도 그렇고, 일하러 가면 현장에 모레, 시체, 먼지 셋 중 하나는 늘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로맨스잖아요. 확실히 그런 것들이 적더라고요. 적어도 시체 보는 일은 없어요. 그럴 만한 곳도 절대 안 가죠.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

사진=에이스팩토리

로맨스는 로맨스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한 이준혁은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 연기호흡을 맞출 한지민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연기를 하기 전, 영화를 통해 팬의 신분으로서 ‘한지민’이라는 배우를 먼저 만났는데. 이번에 현장에서보니 신기함이 더 컸던 부분이 있었어요. ‘어 한지민이네? 살아 움직이고 있네’라고 할까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좋은 사람으로 이미 유명하시잖아요. 배울 점도 많고 강인하기도 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사람이라고 느꼈죠. 이를 떠나서 현장에서 연기하는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설렜어요. 이 타이밍에서 이런 연기라니, 정말 감탐과 함께 많이 설렜던 것 같아요.”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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