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000만파운드(180억)의 가치를 갖고 있는데, 그를 적절한 가격을 주고 팔아야 한다.”
토트넘 친 언론 매체인 ‘스퍼스 웹’과 ‘토트넘 홋스퍼 뉴스’가 11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을 매각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틴 앨런 전 브랜트포드 감독의 주장을 보도했다. 또한 손흥민의 시즌 도중 스포츠탈장 수술 가능성을 제기하며 현재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두 매체는 토트넘의 소식만을 다루는 매체인만큼 그간 팀의 주장이자 핵심 선수인 손흥민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뉴스를 많이 보도했다. 또한 재계약 불발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논조를 바꿔 손흥민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가진 인물들을 연속으로 인터뷰하면서 방출설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우선 앨런 전 브렌트 포드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 발언은 시종일관 매웠다.
앨런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환상적인 선수였다. 모든 토트넘의 팬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점점 느려지고 있다. 예전과 같은 속도와 경기에서 에너지 레벨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토트넘은 그를 판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앨런은 구체적으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매각 시기로 꼽았다. 앨런은 “손흥민의 전성기는 지났다. 토트넘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매각해서 이적료를 받아야 한다”고 혹평하며 “현재 그의 가치는 1000만 파운드(180억원)에서 1500만 파운드(270억 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충격적인 주장이지만, 앨런 감독이 이런 발언을 펼치는 것에는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앨런 전 감독이 소식통을 통해 손흥민이 시즌 도중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여파로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스퍼스웹도 사이먼 조던 크리스털 팰리스 전 구단주의 발언을 인용해 손흥민이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토크스포츠의 진행자로도 활약 중인 조던은 스퍼스웹에 “나는 손흥민이 현재 몸 상태가 정상인지 궁금하다”면서 “나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아니지만 여러 소식통을 통해 손흥민이 지난해 수술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던은 “그렇기에 토트넘 경기를 보면서 내가 든 생각은 ‘손흥민이 조금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어느 순간에 해리 케인을 대체한 리더였다. 또 모든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같은 선수가 아니었다. 그보단 폼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던은 손흥민이 현재 100%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에이징 커브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던은 “물론 손흥민이 현재 100% 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면서도 “나는 그래서 손흥민이 현재 자신의 진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토트넘이 변화할 때가 된 것인지 궁금해지고 있다. 분명히 과거의 그(손흥민)는 그렇지 않았다”며 에이징 커브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불과 며칠 전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4년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계약 만료일을 기존 2025년 6월 말에서 2026년 여름으로 1년 늘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손흥민의 의사에 동의를 구하지 않아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해당 옵션 발동이 재계약 협상을 하기 위한 발판으로 보는 것이 아닌, 매각을 위한 시간을 버는 목적으로 보는 시각도 점차 늘고 있다. 스퍼스웹 또한 “토트넘이 손흥민과 체결한 1년 연장 옵션 발동이 그의 완전한 잔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료를 받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면서 토트넘이 계약 기간을 늘려 손흥민을 매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손흥민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다.
2021-22시즌 리그에서 17골을 터뜨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2022-23시즌 스포츠 탈장에 시달리면서 한 시즌을 치렀다. 그럼에도 끝까지 시즌을 완주하면서 10골 5도움이란 기록을 올렸다. 충분히 뛰어난 기록이었지만 직전 시즌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5월 스포츠탈장을 받은 이후에도 손흥민은 건재했다. 허벅지 부상 등에 시달렸지만 2023-24시즌 17골 10도움을 올리며 다시 두 자릿수 득점과 도움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리그에서 5골 6도움을 기록 중이며, UEL과 카라바오컵에서 1골씩을 넣었다. 7골 6도움으로 전체적인 공격포인트가 적은 건 아니지만 경기 내 영향력이나 파괴력이 감소한 모습이다.
만약 손흥민이 시즌 도중 스포츠탈장 수술을 받은 것이 맞다면, 더욱 아쉬운 토트넘의 대우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에 헌신한 선수를 제 기량이 아닌 상태에서 차가운 평가를 받게 하면서 매각할 계획만 세우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에서 10년 차 시즌을 맞고 있는 손흥민이 여러모로 혹독한 배신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