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이후 외인 선수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이제는 빅리그 커리어없이 한국을 찾는 선수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정도가 됐다.
NC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투수인 라일리 톰슨(28)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라일리는 2018년 드래프트에서 11라운드에 시카고 컵스에 지명돼 지금까지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다.
지난 2년간 트리플A에서 59경기 등판, 188 2/3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82, WHIP 1.606, 9이닝당 1.4피홈런 4.9볼넷 8.4탈삼진을 기록했다.
냉정히 말해 두드러진 성적은 아니었지만, NC 구단은 당당한 신체 조건(193cm 95kg)에 최고 구속 159km(평균 151~154km) 패스트볼과 커브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삼진 능력을 가진 투수라고 평했다.
라일리는 자신을 어떤 투수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된 NC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그는 “좋은 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다. 동시에 경쟁심이 넘친다. 이기고 싶다. 매 경기 모든 것을 다 쏟아내려고 노력하는 선수”라며 자신을 표현했다.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모두 한 팀에서 했던 그가 갑자기 태평양 건너 낯선 팀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이 나의 첫 번째 FA였다”며 말문을 연 그는 “시장에서 어떤 오퍼들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리고 NC의 제안을 보게됐고 이것이 일생일대의 기회처럼 느껴졌다”며 NC의 제안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무작정 택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 무대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가 있었다. 댄 스트레일리, 재러드 영, 호세 페라자 등 한국 무대를 거쳐간 옛 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 친구들은 내게 KBO와 한국 생활에 대해 좋은 얘기만 해줬다. 나쁜 얘기는 하나도 없었다. 리그 문화 자체가 야구에 진심이고, 경기하는 것도 너무 즐겁고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 얘기를 듣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빅리그에 대한 미련도 없지는 않았을 터. 그도 “빅리그는 어떤 선수에게나 꿈의 무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곳에 있음에 감사하다. 이번 시즌을 즐기고싶다”며 당장은 이번 시즌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없이 KBO리그에 진출, 이후 빅리그 계약을 따낸 메릴 켈리처럼 성공할 수도 있는 일이다. 앞서 NC를 거쳐간 에릭 페디, 카일 하트도 NC에서 활약에 힘입어 빅리그 계약을 얻었다.
그는 이러한 성공 스토리들이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지금 나의 동기부여는 이곳에서 최고의 선수, 그리고 최고의 팀 동료가 되면서 우승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외인 투수로서 극복해야할 부담감에 대해서도 “부담감이 있든 없든, 결국은 내가 나가서 뛰어야한다”며 신경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즌을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KBO에서 뛸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와 우리 가족들을 반갑게 맞이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특히 아내와 아이에게 온라인에서 따뜻한 환영인사를 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내게는 정말 많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여러분을 빨리 뵙고싶다”는 인사를 남겼다.1
[투손(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