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레전드’ 김정은(부천 하나은행)이 다음 시즌에도 선수로 코트를 누빈다.
김정은은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3층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현역 생활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명실상부 김정은은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하나은행의 전신 신세계 쿨캣에 지명된 그는 2017년까지 이 팀에서만 뛰었다. 이어 2017-2018시즌부터 아산 우리은행 우리 WON으로 이적해 6시즌 동안 활약했고, 이 기간 우리은행을 세 차례 정상으로 이끌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김정은은 2022-2023시즌이 끝난 뒤 하나은행으로 돌아왔고, 2023-2024시즌 하나은행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했다.
올 시즌에는 유의미한 기록과도 마주한 김정은이다. 지난해 12월 2일 홈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전에서 정선민 전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이 보유한 8140점을 돌파, WKBL 통산 최다 득점자(현재 8333점)로 등극했다. 이번 시즌 하나은행이 최하위에 머물긴 했지만, 김정은의 분전은 분명 빛났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모범선수상 및 특별상을 차지한 김정은은 “귀중하고 뜻 깊은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특별상이라 해서 특별한 소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오랜만에 시상대에 올라오니 굉장히 떨려서 머릿 속이 하얘진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선수였다. 마지막 일 수 있는 올해도 많이 깨졌다. ‘나의 농구 인생은 정말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선수 말미에 돌이켜보니 크고 작은 시련, 고난이 저를 가장 성장하게 했던 시간들이었다. 돌아보니 저를 위한 시간이었고, 의미있다는 것을 느꼈다. 올 시즌도 10살 넘게 차이나는 후배들과 게임하면서 부족한 것을 느꼈다. 그래도 괴롭기만 한 시즌은 아니었다. 스스로 느낀 부분이 많았다. 이 시간들도 훗날 돌아봤을 때 나에게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다 느낄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은퇴도 고려했던 김정은. 여자농구 팬들에게는 다행히도 김정은은 다음 시즌 현역 선수로 뛰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제가 하나은행에 돌아왔을 때 농구를 잘하는 모습보다, 표현이나 이런게 거칠지만 선수 한 명, 한 명 진심을 다해 마음에 남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 초심 잃지 않고 사랑하는 하나은행 후배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달려보겠다”며 “올해 꼴찌했다고 너무 기죽지 말고 내년에는 하나은행 후배들이 주인공이 돼 이 시상대에 올라와 내가 너무너무 축하해주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이 같은 결심을 내린 배경에는 후배들의 간청이 있었다. 김정은은 “사실 올해가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끝내기엔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최근 우리 선수들과 작게 뒤풀이를 했다. 술도 조금 마셨는데, 후배들의 진심을 많이 느꼈다. ‘1년은 더 해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후 시상식장은 환호 및 박수 소리로 가득찼으며, 그렇게 김정은의 농구 시계는 2025-2026시즌에도 돌아가게 됐다.
[용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