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나다계 영국인 챔피언이 프로권투 여성 라이트급(61.2㎏)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메이저 단체 통합 타이틀 획득을 목표로 밝혔다. 물론 눈앞의 대한민국 도전자부터 넘어야 가능한 계획이다.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수용인원 5272명)에서는 한국시간 3월8일 세계복싱평의회(WBC) 여자 라이트급 타이틀매치가 열린다. 신보미레(31)가 캐럴라인 뒤부아(24)의 2분×10라운드 챔피언 2차 방어전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영국 전자신문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캐럴라인 뒤부아는 “우선은 (신보미레를 이기기 위한) 지금의 노력을 계속해야겠지만, 남은 2025년 라이트급 모든 타이틀을 석권하여 진정한 무패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캐럴라인 뒤부아는 ▲2024년 3월 잠정 타이틀 획득 ▲2024년 12월 정규 타이틀 승격 ▲2025년 1월 1차 방어 성공으로 WBC 라이트급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보미레는 WBC 랭킹 1위로 챔피언 다음 가는 위상을 인정받는다.
공식 전적 매체 ‘복스렉’ 세계랭킹은 1위 캐럴라인 뒤부아, 2위 신보미레다. △4위 베아트리스 페헤이라(33·브라질)가 국제복싱연맹(IBF) 챔피언 △5위 테리 하퍼(29·영국)는 세계복싱기구(WBO) 챔피언 △8위 한국계 미국인 스테파니 한(35)이 세계복싱협회(WBA) 챔피언이다.
WBA WBC IBF WBO는 프로권투 4대 기구로 묶인다. WBC 월드타이틀매치 캐럴라인 뒤부아 vs 신보미레를 개최하는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은 1968년 유럽 최고 권위 노래 경연대회 ‘유로비전’을 개최한 역사 깊은 장소다.
유명 방송 ‘스카이 스포츠’가 영국 및 아일랜드 중계를 맡는다. 캐럴라인 뒤부아는 2018년 제3회 하계청소년올림픽 여자 60㎏ 금메달에 빛나는 세계적인 아마추어 권투 유망주 출신이다.
신보미레는 슈퍼페더급(59㎏)에서 세계복싱기구(WBO) 아시아태평양 챔피언 및 WBC 인터내셔널 챔피언을 지냈다. 2023년 5월 슈퍼페더급 실버 타이틀매치는 ‘WBC 선정 올해의 드라마틱한 경기’로 뽑혔다.
WBC 실버 챔피언 델핀 페르손(40·벨기에)과 WBC 인터내셔널 챔피언 신보미레의 시합은 현재 ‘복스렉’ 슈퍼페더급 세계랭킹 1위와 라이트급 세계랭킹 2위의 정면 승부였다.
신보미레는 WBC 슈퍼페더급 타이틀매치 출전권이 걸린 시합에서 델핀 페르손한테 1-2 판정패를 당했으나, 벨기에 원정 경기의 불리함을 딛고 심판 1명으로부터 6개 라운드 우세 채점을 끌어낸 것은 인상적이다.
델핀 페르손은 2024년 9월 IBF 국제복싱기구(IBO) WBC WBO 슈퍼페더급 통합 타이틀전을 치렀다. 신보미레 역시 2025년 라이트급 빅매치에 참가하게 됐다.
영국 ‘베트365’는 신보미레가 캐럴라인 뒤부아를 이기고 새로운 WBC 여자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경우의 수에 배당률 11을 설정했다. 신보미레 승률이 9.09%, 무승부 및 패배 가능성은 90.91%라는 계산이다.
‘베트365’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베팅회사로 통한다. 캐럴라인 뒤부아 역시 영국 ‘복싱 미디어 허브’ 인터뷰에서 “나를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하면 (어떤 저항을 하던) 그냥 뚫고 지나갈 수준에 불과하다”며 신보미레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세르비아계 불가리아인 블라디미르 제츠 블라디사블레비츠는 “강인하고 아픔을 잘 견딘다. 강력한 복서한테 승리 또는 무승부를 거뒀다. 아나 마리아 로사노(40·베네수엘라)를 압도하는 등 고난이도 시합 또한 잘 싸웠다”고 신보미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제츠 블라디사블레비츠는 불가리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UFC 해설위원이다. 신보미레는 9차례 월드챔피언전 베테랑 아나 마리아 로사노를 2024년 8월 7라운드 TKO로 꺾었다.
아나 마리아 로사노는 ▲세계복싱협회(WBA) 2경기 ▲WBC 1경기 ▲세계복싱기구(WBO) 1경기 등 메이저 기구 챔피언 벨트가 걸린 경기만 6번 치렀다.
그러나 △페더급(57.2㎏) 2경기 △슈퍼밴텀급(55.3㎏) 2경기 △밴텀급(53.5㎏) 5경기 등 서로 다른 3개 체급에서 월드타이틀매치를 해본 아나 마리아 로사노도 신보미레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제츠 블라디사블레비츠는 “빠르고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2025년 1월 제시카 카마라(37·캐나다)와 3라운드 무승부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며 캐럴라인 뒤부아의 단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캐럴라인 뒤부아는 WBC 여자 라이트급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머리끼리 충돌한 제시카 카마라의 왼쪽 눈 위에 시합 재개가 불가능한 부상이 발생하여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첫 라운드 다운을 뺏는 등 캐럴라인 뒤부아가 도전자 제시카 카마라에게 우위를 점한 것은 분명하지만, 돌발 상황 때문에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세계 최강답게 안정적으로 압도하진 못했다는 블라디미르 제츠 블라디사블레비츠의 분석이다.
“독특한 신보미레의 스타일이 캐럴라인 뒤부아를 어렵게 할 것”으로 전망한 블라디미르 제츠 블라디사블레비츠는 “뒤부아의 승리가 예상되나, 신보미레가 쉽게 무너지진 않을듯하다. 매우 치열한 접전 끝에 판정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보미레를 얘기할 때 넷플릭스 스포츠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 ‘피지컬: 100’ 출연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WBC가 2023년 결산 시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 권투 슈퍼스타”로 추켜세운 이유다.
피지컬: 100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청 시간 1위를 2주 동안 차지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최종 20인까지 생존한 신보미레 역시 이름값이 올라갔다.
사단법인 한국복싱커미션(KBM) 김재봉(77) 심판위원은 캐럴라인 뒤부아 vs 신보미레 WBC 여자 라이트급 타이틀매치 부심 3명 중 하나로 임명됐다. 한국인 저지가 채점하는 대한민국 권투선수의 월드타이틀전이라는 것도 이번 시합을 주목할 이유다.
2016년~ 18승 2패 3무
KO/TKO 10승 0패
2022년 WBO 아시아태평양 챔피언
2022년 WBC 인터내셔널 챔피언
2022년 WBC 인터내셔널 1차 방어
2023년 WBC 인터내셔널 2차 방어
2023년 WBC 실버 타이틀 도전자
2024년 복스렉 슈퍼페더급 2위
2024년 복스렉 라이트급 1위
2025년 복스렉 라이트급 2위
2025년 WBC 월드타이틀매치 도전자
2022년~ 10승 0패 1무
KO/TKO 5승 0패
2023년 IBO 라이트급 챔피언
2024년 IBO 타이틀 1차 방어
2024년 WBC 잠정 챔피언
2024년 WBC 정규 챔피언
2025년 WBC 타이틀 1차 방어
2025년 월드타이틀전vs신보미레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