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가장 강한 팀’을 원한다.
류 감독은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과 함께 미국을 찾았다. 가장 먼저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을 찾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를 지켜 본 그는 이후 LA다저스 캠프를 찾아 토미 에드먼, 김혜성, 장현석 등 대표 선발이 가능한 선수들을 살펴봤다.
한국 야구는 지난 2013, 2017, 2023 세 차례 WBC에서 모두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2026년 대회에서 반등을 노린다.
선수들의 열의는 뜨겁다. 이정후가 앞장서서 스피커로 나섰다. 지난 2월 인터뷰에서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그해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가서 대한민국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외야수 배지환도 대표팀 참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11일(한국시간) 다저스 캠프에서 만난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이다.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며 선수들의 이같은 열의에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그런 부분이 우리가 대표팀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최상의 선수들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해줄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물론 대표팀 선발은 류 감독 혼자만의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가장 좋은 팀, 가장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는 엔트리가 무엇일까, 이런 부분을 고민할 것”이라며 ‘가장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어떤 경우 ‘가장 강한 팀’과 거리가 먼 경우도 있었다. 부상 등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KBO리그 구단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 있는 선수와 해외에 있는 선수가 비슷한 실력이라면 한국에 있는 선수를 뽑는 경우가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류 감독은 이런 의견에 대해 “내 머릿속에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최강의 전력’을 지향하지만, ‘국가대표’이기에 선수의 개인적인 문제는 항상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대표팀도 다르지 않다. 학교 폭력 문제가 있는 안우진, 데이트 폭력 문제로 징계를 받았던 배지환 등은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찬반 여론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안우진의 경우 비록 현재 수술 이후 군복무와 함께 재활중이지만 대한민국 최고 투수라는 평가를 듣고 있어 대표 선발이 있을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다.
류 감독은 “공감대가 형성돼야한다는 것을 이전에도 말했었다. 여러 상황들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며 쉽지 않은 문제임을 인정했다. “상황 자체가 어렵다.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러 의견을 모아야한다”며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지난 WBC에서 토미 에드먼이 합류했던 것처럼, 한국계 선수들이 팀에 합류한다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5시즌 동안 124경기에서 28승 32패 평균자책점 4.35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데인 더닝은 유력한 합류 후보다. 지난 대회는 고관절 부상으로 합류가 좌절됐었다.
류 감독은 더닝을 “관심 있게 지켜볼 수 있는 선수”라며 레이더망에 포착돼 있음을 인정했다. “지난 시즌에는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100%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지금까지 건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다. 이런 부분이 시즌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 내년 3월에는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더닝이 선발 투수라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는 “지난 프리미어12에서는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며 어려움이 있었다. WBC는 투구 수 제한이 있기에 선발 한 명이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선발 투수가 한 경기에서 2~3명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느 시점보다 좋은 선발 투수들이 많이 모여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WBC에서는 선발 투수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계 선수들에 대한 탐색망을 조금 더 넓혀 마이너리그, 혹은 대학교까지 포함시킨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에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늘어날 터. 과거 프리미어12에서 미국 대표로 뛰었던 한국계 투수 노아 송같은 유망주를 미리 발견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류 감독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면 데이터를 넓힐 필요도 있을 것”이라며 필요성에는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의 세대교체와 관련해서는 “2023년 WBC 이후에는 나이 제한이 있는 대회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팀을 이끌어갔다. 유망주라는 표현은 조금 아닌 거 같고, 젊은 선수들 중에 대표팀 경험을 하며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있었고 발전한 선수들도 있었다”며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BC의 경우 야구에서 가장 큰 국제대회다. 신구의 조화라고 해야할까 최상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이 모이면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재차 최강의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글렌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